[인터뷰③] 김재욱 "'커프' 벌써 11년 전..나이와 경험 쌓였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07 16:55 | 최종수정 2018-11-08 08:49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재욱을 만났다.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뒤 2002년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MBC '커피프린스 1호점'(2007)에서 노선기 역을 맡으며 제1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김재욱은 이에 이어 SBS '나쁜 남자'(2010), KBS2 '메리는 외박중'(2010), KBS2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2014) 등에 출연했으며 OCN '보이스'(2017)를 통해 모태구 역을 맡으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2018년 한 작품은 두 편. SBS '사랑의 온도'와 OCN '손 the guest'의 최윤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깊게 남았다.

김재욱은 '손 the guest'에서 구마사제 최윤 역을 맡아 열연했다. 모태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그는 또다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손 the guest'도 승승장구했다. 최종회 시청률 4.1%로 OCN의 수목극 시대를 열었다는 평. 특히 '커피프린스' 이후 11년 만에 함께하게 된 김동욱과의 호흡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김재욱은 '손'을 통해 '보이스' 모태구에 이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모태구가 여전히 회자 될 만큼 강렬했고, 또 팬덤도 두터운 캐릭터였기 때문에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을 터. 그러나 오히려 김재욱은 "신경쓰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저는 딱히 그런 생각(부담감)을 하지 ?榜 사람인 거 같다. 그런 것의 부담감도 느끼지 않고, 그걸 '넘어야지, 넘어야지'하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최윤이란 친구와 어떻게 만날지에 대한 생각은 좀 많이 했다. 최윤이 악몽을 꾸다가 흑화가 되는 장면을 표현할 때에는 좀 신경을 쓰기는 했다. 내가 예전에 해왔던 움직임대로 연기를 한다면 자칫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을 볼 수 있겠다, 다시 전작의 캐릭터(모태구)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최윤 입장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연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재욱은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좋은 작품을 택한다고. 김재욱은 "저는 그냥 좋은 작품이 좋다. 제가 봤을 굥 도움이 될 수 있고, 작품 안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과 너무 하고 싶다는 욕심 두 가지가 만났을 때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했던 것을 반복해서 하는 성격은 아니다. 계속 스스로 변화를 주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아니면 그런 연장선에 있는 어떤 것들을 반복하는 것이 재밌지 않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고, 그래야 더 보시는 입장에서도 재밌을 거 같기도 하더라. 제가 잘 표현하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하겠지만,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계속 이런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20대 초반을 보냈고, 이제는 30대 중반이 됐다. 김재욱은 지금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을까. 그는 "딱 지금 나이대에만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다. 어릴 때 사람들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되는 시기가 있지 않나. '나는 왜 미성년자인가', '나는 왜 어린 취급을 받나' 하는 시기들이 있는데 싫더라도 그 시기는 결국 온다. 제가 지금 50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 부분의 연기를 잘 하고 싶어서 노력하느 것보다 지금 저의 서른 여섯 살, 30대 중반에서 마흔으로 넘어가는 이 순간에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기에 녹아들 수 있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한 캐릭터는 어떤 것이 있고, 또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하고 하는 고민들은 늘 있다. 그러나 그런 고민들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되더라. 작품은 정말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남에는 예고가 없지 않나. 그때 내가 지금 이걸 위해 어떤 준비가 됐고, 또 어떤 삶을 살았는지 펼쳐낼 고민은 그때 그때 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김재욱은 코믹, 그리고 로맨스 등 무게감을 덜어낸 연기들에도 관심이 있다고. 그는 "'사랑의 온도'도 저에겐 너무나 말랑했던 작품이었다. 저는 대본만 재밌다면 장르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말랑한 것이 들어오면 좋겠는데 저보다 그런 것을 더 잘하는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저에겐 쉬이 그런 작품이 오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코미디도 하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오지 않았다. 저의 코미디와 개그코드에도 마니아들이 있다. 저는 말장난 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동욱이랑도 말장난을 많이 쳤다"고 말하며 코믹을 희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커피프린스'로 제1의 전성기를, 그리고 모태구를 시작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재욱에게 그 11년의 기간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느냐 물었다. 김재욱은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거 같다. 나이를 먹으면서 경험이 쌓이고 알아가게 되는 것들, 그리고 깨닫는 것들이 있다. 예전에 선배들이 나에게 해줬던 얘기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저에게는, 몰랐으니 할 수 있던 일들과 에너지가 있었고 지금은 그때와 같은 에너지는 없지만, 지금의 나로서만 할 수 있는 게 있다. 10년 뒤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다를 것 같다. 그런 내가 생겼다. 10년 전의 저보다 지금의 제가 싫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재욱에겐 10년 뒤, 그리고 1년 뒤 등을 바라볼 구체적 계획은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것. 김재욱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거나, 되고 싶냐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내 안에서 평화도 빨리 찾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이건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느 생각이다. 이런 사람, 이런 배우로 기억되거나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손 the guest'는 지난 1일 4.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 치운 결과로 퍼펙트한 엔딩을 맞은 셈.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탓에 '시즌2'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는 중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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