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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한밤' 엄앵란이 故신성일에게 마지막 이야기를 전했다.
엄앵란 역시 거동이 불편한 채로 취재진 앞에 나섰다. 엄앵란은 애써 덤덤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했다.
엄앵란은 "딸에게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해라'고 했다더라"며 신성일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엄앵란은 "영화 물이 뼛속까지 들어갔다.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그냥 영화는 이렇게 찍고 저렇게 찍고 막 그러더라"며 "그 모습을 볼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렇게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하느냐"고 덧붙였다.
신성일은 지난해 부산 국제 영화제 핸드 프린팅 행사에도 참여하여 젊은 사람들은 나를 모를 것이다, 알아서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영화계의 산 증인 과도 같은 배우이며, 6,70년대를 풍미한 한국 영화계의 아이콘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때만 해도 건강해보였던 故신성일.
엄앵란은 "그때만 해도 누가 또 돌아가셨다고 소문이 나서 우리 남편이 아파도 가서 보여줘야지 안가면 사람들이 실망할까봐"라며 "그렇게 하고 갔다. 억지로 갔다. 갔다 오더니 상태가 안 좋더라"고 말했다.
엄앵란은 또한 신성일에 대해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나한테 다 맡기도 자기는 영화만 하러 다녔다"며 "그런 사람이니까 내가 존경할만해서 55년을 살았다. 이제는 늙어서 재밌게 살려고 그랬더니..."라며 말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신성일은 떠난 남편 신성일에게 "저승에 가서도 못 살게 하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구름타고 하늘 타고 전세계 놀러다니면서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엄앵란은 이날 진행된 故신성일의 영결식에서 "영상을 보니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이 세상 떠나면서 울며 보내고 싶지 않다"라며 세상을 떠난 남편에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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