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이석철父 "상처보고 폭행 사실 알아...믿고 맡겼는데 참담"(종합)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8-10-19 14:46


더 이스트 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폭행, 폭언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직접 밝히고 있다

더 이스트라이트 오늘 폭로 기자회견

"4년간 폭행 폭언 당해...고소 준비중"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가수가 되고 싶었던 두 아들. 꿈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맡긴 곳에서 폭행과 협박을 받았다니 부모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어느 날 아들의 얼굴에 상처를 발견했고, 무려 4년간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받아왔음을 알았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과 이승현, 그리고 그 아버지의 이야기다.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이은성, 정사강, 이우진, 이석철, 이승현, 김준욱) 멤버 이석철과 법무법인 남강은 19일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A씨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면서도 방조했다고 주장하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 직접 참석, 폭행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현장에는 이석철의 부친도 자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스포츠조선과 만난 그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회사(미디어라인)에 맡겼는데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 동안 이런 일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었다는 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런 일, 비슷한 일이라도 다시는 벌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지석 변호사 역시 기자회견 후 본지와 만나 "이석철 군의 가족이 폭행 사실을 알게되면서 소송 준비가 진행된 것이다. 아이들이 먼저 폭행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 고소는 다음주 초에 진행될 것"이라며 "폭행과 협박을 당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증거와 녹취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다면 왜 다른 멤버들은 입을 열지 않았을까. 정 변호사는 "다른 멤버들과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소속사 쪽에서 회유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고, 그래서 기자회견도 긴급하게 개최한 것이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멤버가 이석철 군임을 기자회견 전까지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이후 함께 고소에 참여할 멤버가 있다면 함께할 것이다. 혹은 멤버들이 따로 고소를 진행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 이석철은 오열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과 친동생인 이승현 군이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말하지 못한 것은 자신들의 꿈이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으며, 자신들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는 주변인들에게 상처가 될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석철은 "4년간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협박을 당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신고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회사에)재발 방지 요청을 한 것이다. 그동안 멤버 한 명 때문에 우리들의 꿈이 망가질까봐 다들 말하지 못했었다. 주변에서 저희 음악 하는 거 믿어주시고 성공하라고 저희를 보내주셨는데...그런 부분을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가 어려웠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멤버들을 말을 하지 못할 거 같다. 제가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적으로 조사를 받고 참석하는 부분에 있어서 솔직하게 말을 다 할 것이다. 이 일이 우리 멤버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다"라고 말하면 눈물을 흘렸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와 소속사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은 지난 18일 알려졌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측근이 한 매체를 통해 "멤버들이 프로듀서 A씨에게 폭언 및 폭행을 당해왔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는는 지난 18일 공식입장을 통해 "프로듀서 A씨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퇴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였으며, 이후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창환 회장이 이를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하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의 주장 전문이다.

저희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4년 가까이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문영일 피디로부터 지하연습실, 녹음실, 스튜디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와 몽둥이, 철제 봉걸레자루 등으로 '엎드려 뻗쳐'를 당한 상태로 엉덩이를 여러 차례 상습적으로 맞았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알리면 죽인다"는 협박도 상습적으로 받았습니다. 더이스트라이트 베이시스트 이승현 군은 문영일 피디에게 5층 스튜디오에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몽둥이로 머리와 허벅지, 팔, 엉덩이 등을 50여차례 맞아 머리가 터지고 허벅지와 엉덩이에 피멍이 들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날 이은성 군은 머리를 몽둥이로 맞아 머리에서 많은 피가 흘렀습니다.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님은 이러한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제지하지 않고 '살살해라'라고 오히려 이를 방관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이정현 대표는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습니다.

현재 이승현 군은 폭력의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멤버는 문영일 피디로부터 죽인다는 협박의 카톡 문자를 받았고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는 데뷔를 준비하던 2016년 8월경 데뷔곡 '올라' 합주 연습 때 문영일 피디가 4시간동안 저의 목에 5.5 기타 케이블을 목에 둘둘 감아놓고 연주가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저의 목을 4시간동안 졸라 목에 상처가 생겼고 어머니가 목격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저희 멤버들은 지속적으로 폭행 협박 등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었지만 가해자들은 교육적 차원의 폭력이라는 변명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 나는 영일이만 날리고 더이스트라이트는 해체하면 되고 너희들만 죽는다고 협박을 일삼아 감히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하고 참고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더이스트라이트 리더로서 사랑하는 멤버들과 사랑하는 동생들이 당한 상처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고 더이상 K-POP 신에서 아동학대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러가지로 두렵지만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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