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들의 꿈과 상처…연극 '텍사스 고모'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10-19 11:24


◇연극 '텍사스 고모'의 박혜진(왼쪽)과 윤안나. 사진제공=국립극단

국립극단과 안산문화재단이 연극 '텍사스 고모'(윤미현 작, 최용훈 연출)를 공동제작한다. 두 단체가 지역 간 문화 교류를 확대하고 상생 발전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10월 26일부터 10월 27일까지 공연한 뒤 11월 2일부터 11월 25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텍사스 고모'는 2017년 제4회 ASAC창작희곡공모의 대상 수상작으로 통렬한 풍자와 역설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윤미현의 신작이다. 주한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던 '텍사스 고모', 환갑이 넘은 남자와 결혼해 한국에 온 '키르기스스탄 여인' 등 이주 여성들의 현실을 통해 다문화 시대에 우리 사회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제기한다.

36년 전, 텍사스 고모는 주한미군이었던 리차드를 따라서 텍사스로 떠난다. 텍사스 고모는 수영장이 딸린 이층집에서 우아한 일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텍사스 고모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괴산에 있는 오빠에게 본인이 되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가 키르기스스탄에서 19살 여자를 데려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골 마을에서는 흔한 일이라지만, 텍사스 고모는 36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여자의 일이 남일 같지 않은데….

텍사스 고모 역은 '3월의 눈', '오장군의 발톱' 등에 출연한 베테랑 박혜진이 맡는다. "무대는 현실과 독립된 공간이지만, 또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서도 안 되는 곳"이라고 말하는 그는 풍부한 삶의 경험과 연기 내공을 통해 텍사스 고모의 상처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키르기스스탄 여인 역은 '생각은 자유',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에서 얼굴을 알린 독일 출신 윤안나가 맡는다. 실제로 배우의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윤안나는 "작품과 맡은 역할에 공감되는 점이 많았다"며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길 기다려왔다"라고 말했다. 김용준, 이수미 등 탄탄한 연기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함께 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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