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정은 "'함블리'·'먹방요정' 애칭 감사해..운 좋았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0-08 09:42 | 최종수정 2018-10-08 11:08


배우 이정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8/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정은을 만났다.

이정은은 지난 1991년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해 연극과 뮤지컬계에서 활약했다. 지난 2000년에는 영화 '불후의 명작'으로 스크린 데뷔를 이뤘으며 '와니와 준하'(2001), '마더'(2009), '변호인'(2013), '카트'(2015),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2015), '그날의 분위기'(2016), '곡성'(2016), '검사외전'(2016), '옥자'(2017), '군함도'(2017), '택시운전사'(2017), 그리고 '미쓰백'(2018) 등에 출연했다. 또한 지난 2013년부터는 브라운관에 진출, MBC '여왕의 교실'(2013), tvN '고교처세왕'(2014), tvN '오 나의 귀신님'(2015),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MBC '역도요정 김복주'(2016), KBS2 '쌈, 마이웨이'(2017)에 출연했다.

올해에는 tvN '미스터션샤인'을 시작으로, JTBC '미스함무리비', tvN '아는와이프'에 이르기까지 인기 작품에 전부 출연하며 대세 배우임을 확인했다. '미스터션샤인'에서는 고애신(김태리)을 지키는 함안댁으로, '아는와이프'에서는 극중 서우진(한지민)의 어머니로 출연해 지성, 한지민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호평을 받았다.

이정은은 종영소감에 대해 "지금 끝나고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부지영 감독의 통일에 관한 중편 영화를 하게 돼서 마음으로 앞 작품에 대한 정리를 다 하지 못하고 넘어가서 혼돈스러운 상태다. 정말 너무 너무 1년 동안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고, 사실 찍는 동안에는 어느정도 흥행이 될 것을, 저는 잘되는 작품은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 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모니터도 하게 된다. 끝나고 나서 이런 반응이 왔다고 생각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함블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귀엽기도 하고 좋았다.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며 "이름을 바꿀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귀여움의 원천에 대해 "부드러운 선이 제 몸 전체에 흐르고 있어서 좋아하시는 거 같고 친근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다. 여성상이 좀 바뀌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먹방요정' 수식어도 얻었다. 이정은은 "'오나귀'에서도 사실 먹는 장면이 나왔다. 생활감 있는 부분에 음식을 등장시키시지 않나. 그때 단련된, '미스터션샤인'은 새로운 맛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지. 보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 새로운걸 경험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은 "짜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게 엄청 불어 있었다. 젓가락을 놓쳤는데도 그걸 좋게 봐주시더라. 이런 것도 세심하게 봐주시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8/
'미스터션샤인'은 춥고 더운 촬영현장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정은은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해야 하는 게 있다. 그리고 이응복 감독은 글을 시각화하는게 탁월하다. 저만 견디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전전 작품들도, 좋은 장면을 만들어낼 때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저만 추웠던 것도 아니었다. 영화를 하던 의상팀이 들어와서 보온에 대해 많이 신경 써주시고 한복 안에 보온을 많이 했기 때문에 덩치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핫팩도 많이 붙여주셨다"고 밝혔다.

신정근과의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이정은은 "정말 상남자다. 정말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연기하신다. 그걸 도 무심한 척 하려는 게 힘들었다. 워낙 사랑해주셨다. 마지막 엔딩에 손을 잡게 하고 하면 슬펐을까? 감독님도 그러시더라. 내가 옆에 계셔서 너무 행복했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할 때 오랜 시간 같이 촬영을 했는데 그 시간을 같이 견딘 거니, 아이디어도 냈으니. 묘한 동지감이 끝나는 장면까지 이어지니까. 내가 정말 정근 오빠를 좋아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애틋한 마음이 들더라. 행운이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고애신의 품에서 숨을 거두는 함안댁의 모습은 4일 연속 촬영한 후 완성한 신. 이정은은 "그 장면에 정성을 기울였는데, 생갭다 훨씬 더 좋게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리 씨랑 저랑 그렇게 울었다. 정말 울었는데 내용에는 훠이 훠이 날아간다고 해피하게 끝나는 장면이라, 많이 거둬냈다. '당신 살라고 내려왔다'고 하지 않나. 참고가 될까 싶어서 옛날에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전생에 스님이었다고 믿는 스승이 어린아이를 키우는 다큐멘터리다. 그게 모티브가 됐던 거 같다. 아이가 잘 자라도록 성장하는 데에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물론 상놈과 귀족으로 나뉘어있지만 마음만은, 갈 때도 잘 남아서 부모가 일찍 돌아가셨지만 그만큼의 삶을 얻었으니까 대사를 잘 써주셔서 연결 지점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대하 부담감도 물론 있었다. 함안댁은 극중 유독 쾌활한 역할이기 때문. 이정은은 "사투리를 쓰다 보니 많이 튀지 않을까 했다. 작품에서 사투리를 쓰면서 실험을 해봤는데 괜찮더라. 오히려 진중하지 않고, 안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드라마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총알을 빼내거나 그런 경력자 같은 모습들을 김은숙 작가가 배치를 잘 해주셔서 진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완벽한 서울토박이. 이정은은 "사대문 안에서 태어났다. 대사를 김은숙 작가가 서울말로 쓰면 진주 출신 보조 작가가 바꿔준다. 노력도 많이 했다. 함경도 사투리가 서울 사람들에게는 힘든 편인데 발로 찾아가서 선생님을 고용해서 '도둑놈 도둑님'을 촬영했다. 경상도 출신의 최민경 씨라는 연극배우가 저를 많이 도와줬다. 거의 50% 이상은 그분의 공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정은은 현장 분위기에 대해 "저 같은 경우는 8~9개월을 했고, 스태프들은 1년을 있었으니 피곤할 때 서로 금방 캐치하게 되는 거 같았다. 분장팀이건 의상팀이건, 자기 일처럼. 전우애가 많이 쌓인 거 같았다. 커피차도 오더라. 팬들이 많으니까. 저는 팬들 많은 배우들이랑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은은 "나는 옛날부터도 그렇고 제 또래들, 극중 나온 성격일거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다.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주시고 그러는 게 가문의 영광이다. 되도록이면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고 필체가 나쁘지만 사인도 많이 해드린다. 마다하지 않는다"며 "촬영 다 끝날 무렵 서울에 올라와서 (인기를)알았다. 올라와서 방영될 때 쯤 체감했다. 좀 늦게 체감한 게 나은 거 같다. 왜냐면 어깨에 뽕이 들어갈 수도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정은은 "저는 함안댁보다는 겁이 많은 거 같다. 저는 불의에 대해 할 줄 아는 마음도 있지만, 저돌적이다. 함안댁은. 적당히 기계적으로 살아야지. 그녀의 충직함이나 신뢰, 저돌적 모습이 저 안에도 있을텐데, 저는 그 양반보다는 좀 어쨋든 좀 겁쟁이 같다"며 "오히려 왼팔 정근 선배님이 진짜로 충신이시다. 실제적 김태리의 오른팔은 정근 선배가 담당해주셨다. 사람들 오려고 하면 '탁' 막고 그랬다"고 말했다.

'미스터션샤인'은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정은은 "예전엔 사랑으로만 마무리됐다면, 이제는 조국, 민족, 국가 이런 것이 나오더라. 애신이 대사 중에 '거사를 치르러'라고 하는데 눈물이 돌더라. 저는 88년도 운동권 세대다. 젊은이들이 살았던 그 시기를 상기하기에는 가장 비극적인 엔딩이 상기하는 바가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김은숙 작가의 '사단'이 됐을까. 이정은은 "정리하는 자리에서 나는 '대본을 잘 써주셔서'라고 생각했다. 대본이 80%이상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창조적으로 만드는 것도 있지만, 김은숙 작가의 함안댁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저한테도 작가님이 '마침표를 너무 잘 살려냈다'고 해주셨다. 불러주시면 감사하지만, 인생은 모르는 거다. '또 써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은이 출연한 '미스터션샤인'과 '아는와이프'는 지난 달 30일과 20일 각각 종영했다. 두 드라마 모두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날마다 경신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종영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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