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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이상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망명 작곡가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윤이상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이상의 음악세계와 망명 의미를 춤으로 풀어내기 위해 한국과 프랑스 안무가들이 힘을 모았다.
오는 7일 오후 8시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춤사위 'Ex.iL 망명'은 이들이 몸을 던져 만들어 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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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부산 '최은희무용단'의 전통 춤사위와 프랑스 안무가 헤수스 히달고의 현대무용으로 어우러지며, 독일로 망명한 두 작곡가 윤이상과 피에르 블레즈(프랑스)의 음악이 함께 하는 독특한 무대다.
윤이상의 음악과 일생에 관심이 깊었던 헤수스가 먼저 제안하면서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지난해 윤이상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처음 공연됐고 지난 3월 프랑스 노르망디 캉의 국제이루빌극장에도 올려진 바 있다.
때마침 공연 출범 이후 윤이상의 묘소가 최근 독일에서 고향 경남 통영으로 옮겨진 직후인 터라 서울에서 선보이게 되는 것도 또다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 전통춤 안무가 최은희 교수(경성대 무용학과)와 함께 춤꾼 구은혜, 정진우, 김정은, 그리고 연주를 맡은 클라리넷니스트 노르베르트 젠블린이 무대에 올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다리, 사람들의 이동과 다양한 문화의 통합,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정치적 행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몸짓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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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 최은희 교수는 윤이상의 '살로모'를 배경으로 독무와 북 연주를 선보인다. 최 교수는 "오래 전부터 윤이상 음악을 주제로 작품을 구상한 적이 있는데, 춤이 들어갈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음악이 너무 완벽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지난해 봄 1박2일로 통영국제음악제를 찾으면서 춤으로 펼쳐낼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며 창작과정의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1일 개막한 제21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8)는 올해 전 지구적 문제인 '난민'을 주제로 삼아 국내·외 예술가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Ex.iL'는 그 중 하나이다.
이번 축제 기간에 선보일 작품 'Ex.iL'에 대해 공동 안무가 헤수스 이달고는 "망명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현대음악의 두 거인 윤이상과 피에르 블레즈의 자유를 위한 선율이요, 그들이 선택할 수밖에 새로운 시작, 삶의 방식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