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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뷰티인사이드' 서현진, '오해영' 답습일까 업그레이드일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10-02 11:0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로코퀸' 서현진은 자가복제일까, 그만의 업그레이드를 보여준 걸까.

JTBC 월화극 '뷰티인사이드'가 드디어 첫 선을 보였다. 1일 방송된 '뷰티인사이드'에서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톱스타 한세계(서현진)와 안민실인증을 앓는 재벌 3세 항공사 본부장 서도재(이민기)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그려졌다.

한세계는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한 달에 한번 일주일간 타인의 모습으로 변하는 한세계는 여우주연상 수상을 앞두고 위기를 예감하며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두 달 전 남자아이로 변했던 한세계의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히며 화려한 스캔들사(史)에 애 엄마라는 꼬리표까지 달았다. 한세계의 위기는 그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던 서도재의 위기이기도 했다. 서도재는 호시탐탐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의붓동생 강사라(이다희)와 이사들 틈에서 빌미를 잡히지 않기 위해 사태를 수습해야 했다. 그러나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는 그는 정작 병원 옥상에서 한세계를 보고도 알아보지 못했다.


코드셰어를 추진 중이던 항공사 대표의 딸이 한세계의 열혈 팬이라는 이유로 모델 계약 해지도 할 수 없게 된 서도재는 우월한 두뇌를 풀가동했다. 한세계의 이름으로 1억 원이 재단에 기부되면서 '애 엄마' 루머는 후원하던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 돌봐준 것으로 해명됐다. 서도재는 모든 사실을 함구하는 대신 한세계와 모델 연장 계약을 맺게 됐다. 서도재와 묘한 갑을관계가 된 한세계는 그가 내건 조건대로 코드셰어 계약을 위해 함께 경주로 향했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마치고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한세계에게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도망칠 수 없는 공중에서 한세계의 얼굴이 바뀐 것. 한세계는 무작정 화장실 안으로 달려가 숨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한세계는 서도재에게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한세계에게 담요를 덮어주던 서도재와 변한 얼굴의 한세계(김성령)가 눈이 마주치는 엔딩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이처럼 '뷰티 인사이드'는 첫 방송부터 '한 달에 일주일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는' 한세계와 '일년 열두달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서도재. 두 인물 설정의 변주를 통해 차별화된 각색을 보여줬다. 원작이 가진 로맨틱한 감성 위에 유쾌함과 설렘을 더했고 한세계와 서도재 사이에서 쉴새없이 벌어지는 변화무쌍한 사건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그런데 예상 밖의 반응이 이어졌다. 자타공인 '로코퀸' 서현진의 연기를 두고 호불호가 갈린 것이다. 대부분은 '대체불가 로코퀸' '갓현진'이라며 서현진표 디테일에 박수를 보냈지만, 일각에서는 '연기에 변함이 없다'며 물음표를 던졌다.

물론 서현진은 여전히 연기 잘하는 배우다. '뷰티 인사이드'에서도 첫 방송부터 화려해 보이는 모습 속 인간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신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서도재의 일방적인 편견과 대중의 오해에 홀로 속앓이 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 변하지 않는 것을 향한 부러움에 담긴 아픔은 보는 이들마저 애달프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몸의 변화를 느끼고 시상식 자리를 박차고 나와 만취한 채 병원에서 아련하게 사진 찍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고, 뒷담화 하는 사람에게 귤폭탄을 던지고 미성년자를 희롱하는 비도덕적인 권력자에게는 반박불가 사이다 화법을 시전하며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현진은 캐릭터 심리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연기에 고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해 현실감 있으면서도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드라마를 이끌었다. 대체불가 로코퀸의 저력을 재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서현진의 연기에 대해 기시감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서현진은 '식샤를 합시다2' '또 오해영' '사랑의 온도'에 이어 '뷰티인사이드'까지. 벌써 네 작품째 로맨틱코미디 혹은 멜로물을 고집하고 있다. 작품과 캐릭터에 따라 디테일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로맨틱코미디나 멜로 모두 남녀관계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룬 작품인 만큼 여주인공 캐릭터 또한 드라마틱한 차이가 있기는 어렵다. 비슷비슷한 테마를 네 번이나 연달아 이어가다 보니 아무리 연기 잘하는 배우일지라도 표현의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뷰티인사이드'와 '또 오해영'은 제작진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표현법과 컬러가 닮아있다. 이 때문에 '또 오해영'에서 보여줬던 서현진의 연기와 '뷰티 인사이드'에서의 연기 또한 흡사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한 배우가 같은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매번 다를 수는 없겠지만, 서현진처럼 영민하고 구력 강한 배우라면 좀더 깊은 고민을 통해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어쨌든 '뷰티 인사이드'는 이제 단 한회 선 보였을 뿐이다. 앞으로 서현진이 '로코퀸'으로서 보여줬던 연기 그 이상을 선보이며 기시감을 지워낼 수 있을지, 그를 통해 또 한번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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