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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취지 공감, 고소 취하"…'암수살인'의 진심, 관객도 공감할까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0-01 15:4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법정 분쟁의 피한 영화 '암수살인'. 모두의 기억 속에 잊혀진 '암수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했던 '암수살인'이 피해자 유족의 마음을 되돌렸던 것처럼 관객의 마음까지 울릴 수 있을까.

피해자 유가족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필름295 제작)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면서 오는 3일 정상 개봉, 예정대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피해자 유가족의 법정 대리인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작사가 유족에게 직접 찾아와 제작 과정에서 충분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고, 유가족은 늦었지만 제작진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가족은 다른 유가족들이 상영을 원하고 있고, 본 영화가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영화 제작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암수살인'은 부산의 실제 암수범죄(暗數犯罪: 해당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였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이 인지해도 용의자 신원 미파악 등의 문제로 공식 범죄통계에 잡히지 않은 범죄) 살인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은 지난 2012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돼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한 차례 큰 관심을 모았던 사건 모티브, 언론시사회 이후 쏟아진 호평 등으로 '암수살인'에 대한 기대는 한껏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실제 사건 피해 유가족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유가족에 동의 없이 영화가 제작됐기 때문. 유가족은 "'암수살인'은 실제 피해자의 사건에 대한 묘사가 흡사해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게 됐고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됐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제작사 필름295 측과 투자·배급을 담당한 쇼박스는 "피해자 유가족들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피해자를 암시할 수 있는 부분은 관객들이 실제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제거하고 최대한 각색했다. 다만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분이 상처받으실 수 있다는 점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 부족하게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고 실제 유족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와 배급사의 사과에도 이에 '암수살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싸늘해졌다. 가슴 아픈 사건이니 만큼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 쓴소리를 낸 것. 하지만 곧바로 다른 피해자 유족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유족은 상영을 반대하는 기존 유가족과 달리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놀랐다. 나는 당시 사건으로 어머니를 잃었는데 이런 내 슬픔은 가슴에 묻고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아직도 연유를 몰라 답답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라도 더 풀어지길 바란다"고 '암수살인'의 개봉을 지지했다.
또 다른 유족의 개봉지지, 제작사와 배급사의 진심어린 사과에 개봉을 반대했던 유족의 마음이 움직였다. 실제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피해자의 죽음을 잔혹하게 묘사하거나 피해자 가족의 불행한 삶을 강조하는 방식을 보여줬던 최근 충무 범죄 영화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범죄의 잔혹성을 묘사하는 대신, 형사와 살인범의 심리전에 초점을 맞췄고 고통을 자극적으로 전시하려는 대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형사의 묵묵하면서도 끈질긴 의지와 또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도덕성을 강조하며 호평을 이끈 바 있다.

과연 웰메이드 범죄 영화 '암수살인'이 영화에 담긴 진심으로 노했던 유족의 마음을 되돌렸듯,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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