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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산악인 엄홍길이 故 박무택 대원 시신 수습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유독 박무택이 마음에 걸렸다면서 "그동안 히말라야를 등반하면서 10명의 동료를 잃었다. 크레바스에 빠져 못 찾은 동료도 있고 눈사태 때문에 절벽으로 떨어져 찾지도 못하는 동료도 있다. 정상에 갔다가 내려오는 도중에 실종된 동료도 있다. 찾을 수 있는 대원들은 다 찾아서 운구했다"면서 "박무택 대원 같은 경우 시신이 에베레스트 정상 직전 길목에 매달려 있었다. 정상을 오가는 사람들이 시신을 봤다고 하더라. 수습하지 않으면 눈하고 얼음하고 붙어 있는 채 평생 그곳에 매달려 있는 거다. 어떻게 해서든 줄을 끊고 박무택을 내려야 겠다 다짐했다. 한국 산악인의 자존심도 걸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반대가 없지 않았다면서 "괜히 시신을 수습하러 갔다가 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니 포기하라고 말렸다. 고민을 하면서 포기할까 했지만 여기서 멈추면 후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영원히 그곳에 매달려 있을 박무택이 마음 아팠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죽을힘을 다해 하는 데까지 하면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깊은 속내를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