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극 대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미국의 민주주의', 11월 첫 내한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9-27 10:08


◇첫 내한공연을 여는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미국의 민주주의'.사진제공=성남아트센터

매우 독특한 공연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1월 3, 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세계적인 전위극의 대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미국의 민주주의'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프랑스의 사상가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쓴, 동명의 정치학 고전(1835)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드 토크빌은 행형제도를 연구하러 미국을 방문했다가 전례 없는 사회적 평등과 신분적 차별의 부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 책을 썼다. 조국 프랑스의 낙후된 정치상황에 대해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책은 19세기 유럽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까지 민주주의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간은 완전히 독립적이지도 자유롭지도 못하다. 인간은 주어진 한계 내에서만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제 평등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이 평등이 자유와 번영에 이르느냐 아니면 예속과 고통에 이르느냐는 것은 오직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드 토크빌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탈리아 출신의 카스텔루치는 연극과 무용, 영상 언어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독특한 비주얼을 선보여왔다. 이 작품에서도 언어와 소통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이를 통해 인간의 신앙, 공동체, 정치, 욕구와 본능의 세계를 보여준다. 스콧 기본스의 음악을 더해 더욱 매혹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카스텔루치는 "이 작품은 정치적이지 않으며, 정치를 반영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시대가 바뀌고 민주주의가 발전해 왔음에도 다수로부터 영향을 받는 소수는 여전하고, 발전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소외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문학이나 신화, 전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은 많지만 딱딱한 사회사상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은 드물다. 어떻게 무대에 구현했는지 궁금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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