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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스물넷 평범한 청년"…BTS, 세계를 뒤흔든 월드스타의 고백(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9-25 13:53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믿기 힘드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얘기 했습니다. 때때로 전부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전 세계인에게 진심어린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방탄소년단. 자전적이면서도 솔직한 '진짜' 그들의 이야기 덕분이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로서는 최초로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진행된 UN총회 무대에 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손잡고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시작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알리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청년(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자리에서 전 세계의 청년들을 향해 의미있는 목소리를 냈다.

멤버들을 대표에 마이크를 잡은 랩몬스터는 대한민국 서울 근교에 위치한 일산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으며 그곳에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는 자전적인 이야기로 7분간의 긴 연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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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방탄소년단의 초기 앨범 인트로 중 '아홉, 열살 쯤 내 심장은 멈췄다'는 가사에서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그 때쯤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보게 된 때가 아닌가 싶다. 보다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에 저를 끼워 맞추는데 급급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목소리를 잃어 버리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저는, 우리는 이름을 잃어 버렸고 유령이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일한 안식처는 바로 '음악'이었고 "제 안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깨어나, 남준. 너 자신한테 귀를 기울여!' 그러나 음악이 제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는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에 합류하고서도 쉽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RM은 "믿기 힘드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얘기 했다. 때때로 전부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건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인 RM. 그는 "저는,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넘어지고 휘청거릴 거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대규모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고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파는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여전히 저는 스물네 살의 평범한 청년이다"며 "제가 성취한 것이 있다면, 이는 바로 곁에 멤버들이 있어주었고, 그리고 전세계 ARMY 분들이 저희를 위해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며 방탄소년단이 이룬 수많은 성취를 팬들과 멤버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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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RM은 이제 모두에게 물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심장을 뛰게 만듭니까?"라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아라"라며 의미있는 메시지까지 덧붙였다.

RM의 연설이 끝나자 회의작은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전 세계 청년들은 그들에게 환호했다. 이날 RM, 방탄소년달의 연설이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 그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타이기 때문에도, 가장 뜨거운 인기를 거느리는 가수이기 때문에도 아니었다. 지금 최고의 자리에 서기까지 자신들이 겪어던 고뇌와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놨고 이 이야기가 전 세계 청년들의 공감을 얻어 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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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우뚝 선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하지만 RM의 연설에서처럼 그들의 성공이 처음부터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의 성공과 도전을 의심하는 이들이 존재했고 방탄소년단은 편견과 장애물에 싸워야 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와 결국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거듭나 유엔 총회 무대에 까지 올랐다. 현재의 엄청난 성공에도 도취되지 않고 "앞으로도 이렇게 넘어지고 휘청거릴 거다"고 말하고, 수천장의 엘범을 팔아치우는 자리에 도달했으면서도 "여전히 저는 스물네 살의 평범한 청년이다"고 말하는 방탄소년단. 앞으로 이들의 써내려갈 새로운 역사에 더욱 큰 기대와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

<방탄소년단 RM 유엔 총회 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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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김남준이며 RM으로 알려져있고, 방탄소년단의 리더입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를 이야기하는 중요한 자리에 초대되어 매우 큰 영광입니다.

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은 유니세프와 함께 Love Myself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기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캠페인입니다. 유니세프와 파트너로 함께했던 End Violence 프로그램은 모든 폭력으로부터 아이들과 젊은 세대들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팬들은 행동력과 열정으로 이 캠페인의 메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정말로 세계 최고의 팬들입니다.

저는 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서울 근처에 있는 일산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강과 언덕과 매년 열리는 페스티벌까지 있는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정말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평범한 소년이었습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곤 했고, 세상을 구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의 초기 앨범 인트로 중에 9-10살 정도에 제 심장이 멈췄다는 가사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때가 다른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인식하고, 그들의 눈을 통해 저 자신을 보기 시작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밤하늘과 별을 바라보는 것을 멈췄고, 꿈꾸는 것을 멈췄습니다. 대신에 다른 사람들이 만드는 시선에 저 스스로를 가뒀습니다.

이어 저는 나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췄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조차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 심장은 멈췄고, 제 눈은 감겼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령이 됐습니다. 이때 음악이 작은 소리로 "일어나서 너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저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소릴 듣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방탄소년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을 때조차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일부 사람들은 가망이 없다고 얘기했죠. 때때로 저도 전부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에 정말 행운이고 감사하다고 여깁니다.

저는 계속해서 잘못 딛거나 넘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방탄소년단은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하고 수백만 장의 티켓을 파는 아이돌이지만, 저는 여전히 24살의 평범한 청년입니다. 제가 성취한 모든 것들은 다른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저희의 팬인 아미 여러분들이 저희를 사랑하고 지지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는 실수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제의 저도 여전히 저입니다. 오늘의 저는 과거의 실수들이 모여서 만들어졌습니다. 내일, 저는 지금보다 조금 더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이 또한 저입니다. 그 실수들은 제가 누구인지를 얘기해주며, 제 인생의 우주를 가장 밝게 빛내는 별자리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였는지, 내가 누구이고 싶은지를 모두 포함해 나를 사랑하세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앨범이 발매된 이후, (유니세프)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우리는 전세계의 팬들로부터 중요한 메세지들을 듣게 됐습니다. 인생의 시련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스스로를 어떻게 사랑하게 됐는지에 대해서죠. 이 이야기들은 저희에게 책임감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한 발짝 더 나아가봅시다.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목소리와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은 무엇인지, 성 정체성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말하세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면서 여러분의 이름을 찾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으세요.

저는 김남준이고, 방탄소년단의 RM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돌이며, 한국의 작은 마을에서 온 아티스트입니다. 많은 사람들처럼 저는 제 인생에서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저는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고, 더 많은 두려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저 자신을 북돋고 있습니다. 조금씩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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