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차학연 "내년 서른, 두려움은 없지만 조바심은 나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9-22 07:5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빅스의 엔이자, 배우인 차학연을 만났다.

차학연(빅스 엔)은 지난 2012년 빅스의 싱글앨범 'Super Hero'로 데뷔해 다수 예능에 출연하며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차학연이 처음 배우로 선 것은 지난 2014년 방송됐던 MBC '호텔킹'부터. 차학연은 이후 SBS '떴다! 패밀리'(2015), KBS2 '발칙하게 고고'(2015), 웹드라마 '투모로우 보이'(2016), 웹드라마 '예네들 MONEY?!'(2016)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후 KBS2 '완벽한 아내'(2017), OCN '터널'(2017)을 통해 열연을 펼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차학연은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양희승 극본, 이상엽 연출)에서 차주혁(지성)과 서우진(한지민)의 은행 동료인 김환으로 분해 열연했다. 차학연이 연기한 김환은 고학력, 고스펙의 신입으로 학창시절을 외국에서 보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화려하고 독특한 패턴을 가진 셔츠를 입기도 하고, 원색의 넥타이를 착용하는 등 지점 내에서는 문제적 인물로 손꼽히는 인물이지만, 밉상이라기엔 귀여운 매력으로 '아는 와이프'를 가득 채웠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표현이 확실한 김환을 연기했던 차학연은 그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하고 자신의 슬픔을 들키고 싶지 않아한단다. 그런 차학연은 자신을 안쓰럽게 생각하면서도 더 가두고 있는 느낌. 여기에 완벽을 위해 늘 노력하며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이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고작 스물 아홉. 여전히 젊고 어린 청년의 생각이었다. 차학연은 "팬분들, 그리고 기자님들, 대중들이 저를 보고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저는 이렇게(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스스로 내가 안했을 거 같다는 답을 내렸다. 자존심이 상할 거 같지만, 스스로는 저를 보시는 분들의 마음이 변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저도 제 모습을 보면 질리는 순간이 오는데 저도 누군가를 좋아할 때 새로운 매력이 없으면 질리게 되는데, 제가 저를 봐도 질리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질릴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이어트도 결심했고 9kg을 뺐다. 아이러니하더라. 스스로 제가 노력하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 저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자극을 받고, 기대에 부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안타까울 때도 있다는 차학연이다. 그는 "제가 가끔 스스로를 돌아보다 너무 안쓰러울 때가 있다. '왜 이렇게 치열하게 살지'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럴 때 큰 슬럼프가 온다. 앨범을 준비할 때에도 작은 것 하나를 바꾸기 위해 왜 이렇게 치열하게 하나하나 뜯어 고치며 일하고 있지, 생각이 들며 안쓰럽고 안타까울 때가 있다. '누가 알아준다고' 이런 생각이다. 멤버들에게 제 슬픔을 보이기 싫은 것도 있다. 한 번은 소파에 앉아 있다가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렀는데 그 순간 홍빈이가 방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리더라. 황급히 눈물을 닦아냈는데 그 모습이 더 짠해서 괜히 울컥했다. 얼마 전 생일 때였는데 '아는 와이프' 촬영장에서 많은 분들이 제 생일을 알아주시고 챙겨주셔서 스스로는 너무 기뻤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대본을 보다가 다음날 촬영 때문에 여덟시 쯤 잠에 들려는데 소속사 대표님이 전화를 거셔서는 제가 잔다는 말을 하니 '너 왜 그렇게 압박감을 가지고 사냐'는 말씀을 하시더라. 저는 나름대로 행복했지만, 남들이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치열한 제 모습이 생각나게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차학연은 "혼자 '스스로 행복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행복한가,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혼자 마음 내키는 대로 살던 김환을 준비하며 한 편으로는 너무 힘들었지만, 매력과 재미를 느꼈단다. 차학연은 김환을 보며 "스스로를 많이 좋아하려고 한다. 워낙 오래 리더라는 것을 해오다 보니까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는 편이다. 원래 리더가 되기 전엔 저는 투정덩어리였고 '차 투정'이었다. 늦둥이다 보니 부모님께 사랑도 많이 받고 살다가 리더를 하게 되며 바뀐 것이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집에서 부모님이 난리가 날 것 같은 걱정을 먼저 하게 되더라. 그런 것처럼 내가 눈물을 흘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분위기가 다운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 있다. 회사와 부딪히면서 제 마음에 걸리는 것, 불편한 것이 생기면 멤버들이 알아서 같이 불편해지는 것보다는 내가 회사와 얘기해서 해결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래서 감정을 숨기기 시작했고, 슬럼프도 많았던 거 같다. 혼자 계속 감당하다 보니 숨기는 것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연기에 불편함이 될 수도 있었고 , 빅스에도 부정적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차학연은 리더로서 배우로서 성장했고, 어느 덧 7년차 연예인이 됐으며 여기에 내년엔 서른을 앞두고 있다. 서른을 앞둔 차학연은 "예전엔 조바심이 많이 났는데, 그건 옛날 일 같다. 서른을 앞두기 훨씬 전에 조바심이 많이 났었고, '아는 와이프'를 만나고 차근차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조바심이 아예 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걸 많이 누를 수 있게 된 거 같다. 5년 뒤, 그리고 10년 뒤의 나를 생각한다. 제가 5년 전에 그렸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지금 그 목표치에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목표에 따라 가고는 있다. 제게 서른이란 나이가 무섭지 않은 이유는 그 때가 되면 또 그 때 할 수 있는 연기를 할 거 같고 또 겪는 마음이 커질 거 같아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아는 와이프'는 지난 20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마지막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7.9%, 최고 8.6%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1위를 수성, 수목극 1위로 종영을 맞았다. '믿고 보는 배우' 조합인 지성과 한지민의 열연, 그리고 극을 가득 채웠던 장승조, 박희본, 차학연 등이 힘을 보태며 호평 속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았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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