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평] 도쿄 게임쇼 개막, 유명 IP로 '부활한 일본 게임' 어떤 모습 보여줄까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9-20 16:18





매년 6월 열리는 북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8월 열리는 유럽 '게임스컴(Gamescom)'과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평가받는 일본 '도쿄 게임쇼(Tokyo Game Show, TGS)'가 9월 20일 개막했다.

매해 9월 열리는 '도쿄 게임쇼'는 1996년 도쿄 빅 사이트(東京ビッグサイト)에서 처음 개최됐다.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각각 한 번씩 개최되던 '도쿄 게임쇼'는 2회 만에 관람객 수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3회째인 1997년 가을부터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千葉? 幕張メッセ)로 옮겼다.

도쿄에서 치바로 개최지를 옮긴 '도쿄 게임쇼'는 이후에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채로 2001년까지 4년 동안 봄, 가을 개최됐다. 2002년부터는 1년에 한 번으로 개최 횟수를 줄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일본 비디오 게임 업체 수가 줄고 관람객과 참가사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쿄 게임쇼'는 2007년부터 일본 경제산업성(굥産業省) 주관으로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 서로 다른 콘텐츠 산업이 연계해 개최되는 '일본 국제 콘텐츠 페스티벌(Japan International Contens Festival, CoFesta, 이하 코페스타)' 일부에 속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코페스타'에 속하기 전인 2006년 '도쿄 게임쇼' 관람객 수는 19만2천여 명이다. '코페스타'에 참가한 후 열린 2007년에는 19만3천여 명, 2008년 19만4천여 명, 2009년 18만5천여 명이 방문했다. '코페스타' 이후 소폭 증가한 관람객 수는 2009년 신종 플루 확산으로 1만여 명이 감소했다.

2010년에는 관람객 수가 20만7천여 명을 넘겼고, 2011년 22만2천여 명, 2012년 22만3천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소니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4(Play Station 4)'와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이 경쟁한 2013년에는 27만여 명이 방문해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경신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25만여 명, 2015년 26만8천여 명을 기록한 '도쿄 게임쇼' 관람객 수는 2016년 27만1천여 명을 돌파하면서 다시 한번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경신했다. 2017년에는 25만4천여 명이 방문했다. BTB(Business to Business)관을 방문한 업계 관람객 수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6만여 명이 유지됐으나 BTC(Business to Consumer)관을 방문한 일반 관람객 수가 줄어든 결과다.

일본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에서 태동해 현재까지도 콘솔 게임 위주로 돌아간다. 기기 사양이 높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도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콘솔 게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또한, PC 게임 시장은 1990년대까지 불모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게임 업계는 그때를 대표하는 콘솔 게임기 타이틀을 제작하는 게 가장 큰 이득을 보는 방법이었다. 처음부터 사양이 정해져 있는 콘솔 게임기용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개발력을 크게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PC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사양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콘솔 게임기가 PC와 사양 차이가 나지 않기 시작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렉트 X'와 에픽게임즈 '언리얼 엔진', 유니티 '유니티 엔진' 등 게임 개발 도구가 등장해 PC와 콘솔 게임시 간 간극(間隙)은 더 좁아졌다.

이런 여러 가지 게임 개발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북미/유럽, 그리고 한국 게임 업계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크게 활약했다. 이때가 2000년대 초반인데, 이런 와중에도 일본 게임 업계는 자체 개발 도구에 집중하고 콘솔 게임기 위주로 폐쇄적인 환경을 이어 나갔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을 넘길 때까지 일본 게임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일본은 약1억3천만 명을 안고 가는 내수 시장을 버팀목으로 전 세계 게임 시장을 향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는데, PC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콘솔 게임기 시장이 상대적으로 약소화 됐기 때문이다.

이후 콘솔 게임기를 위시한 폐쇄성을 유지하던 일본 게임 업계는 전 세계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화, 애니메이션과 몇 세대 전 시대를 풍미한 고전 게임을 IP로 활용해 PC, 모바일, 콘솔 게임기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신작을 만들면서 돌파구를 찾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같은 경우, 자체 개발 엔진을 활용하던 기존 개발 환경을 쉬운 개발이 가능한 '언리얼 엔진'으로 바꾸면서 PC, 콘솔 게임기 멀티 플랫폼으로 여러 게임을 내고 있다. '원피스'나 만화 잡지 '점프' 내 연재 중인 만화들을 IP로 활용하기도 하고, 과거 큰 성과를 낸 '에이스 컴뱃', '소울칼리버' 같은 게임 IP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도쿄 게임쇼'는 여느 때보다 더 풍성한 소식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콘솔 게임기를 중시하던 일본 게임 업계가 PC와 모바일에도 관심을 두고 개발력에 힘을 쏟으면서 유명 IP와 결합해 어떤 상승효과를 낼지 유저들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도쿄 게임쇼'를 적잖이 방문하리라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기 위주로 15% 이상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 게임 업계가 PC, 모바일 등 멀티 플랫폼에 눈을 뜨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지려 한다"며 "유명 IP를 활용한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부활한 일본 게임 업계 소식이 대거 나오는 이번 '도쿄 게임쇼'가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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