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절벽, 1인 가구, 늑장 결혼, 출산 기피, 이혼 급증 등 인구·결혼 문제가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슈다. 이 난국을 타개할 특단의 정부 정책은 없는가?
소설가 이청은의 신작 '십년 마다 이혼'은 이 문제에 대한 '문학적 타개책'이다. 작가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해 결혼 10년이면 자동 이혼하고 아이는 국가가 키워주는 세상을 상상한다.
남녀간의 사랑에 반감을 가진 주인공 우린. 그런 우린을 학생 때부터 사랑한 의주. 그에 대한 순애보를 간직한 채 살아가던 의주가 대학 은사의 성추행으로 절망에 떨어졌을 때 우린이 그녀를 절망의 구덩이에서 꺼내 준다. 둘은 결혼에 성공한다. 어느새 10년이 지나고 의주 앞에 홀연히 완벽한 남자 차린이 나타난다. 국가로부터 자동이혼 통지서가 날라오고 의주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작가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사랑도 10년이면 변하지 않을까?"라는 평범한 질문에서 착안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부부는 사랑해야 부부인가?"라는 질문도 동시에 던진다. 이 평범한 질문의 정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사랑이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 아니라 이애치애(以愛治愛)로 '사랑은 사랑으로 다스린다'는 것.
이 소설은 제목에서부터 지극히 도전적이고 자극적이다. '십년마다'라는 수식어는 조건을 앞세우기 때문에 거북하다. '이혼'이란 단어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인상이다. 게다가 관습 파괴적이다.
이 소설은 역설적으로 '순수한 사랑', '영원한 결혼'을 지향한다. 사랑에 얽매이지 않아야 사랑이다. 때론 놓아줘야 사랑이다. 내 배우자도 어느 누군가를 사랑할 자유가 있다고 넌지시 암시하기도 한다. 사랑의 유효기간안 '10년의 고비'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냉정하게 묻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