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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스팀 첫 '무삭제 게임' 등록, 성인 인증 절차 마련 시급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9-13 18:55





밸브(Valve)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처음으로 적나라한 성적 콘텐츠가 포함된 '무삭제 게임'이 등록됐다. 올해 6월 7일 밸브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법적인 문제가 없는' 모든 게임을 등록하는 데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이다.

지난 5월 17일 밸브는 스팀에 등록된 게임 중 '갤럭시 걸즈(Galaxy Girls)', '허니 팝(HuniePop)' 등 성인 게임 개발자들에게 '선정적인 콘텐츠를 수정하지 않으면 게임을 상점에서 퇴출하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지나치게 폭력적인 게임에는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됐다.

폭력성으로 문제가 된 게임은 러시아 개발사 리바이브드 게임즈(Revived Games)가 만들고 애시드(ACID)가 유통을 담당한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다. 학교에 총기를 들고 침입해 학생, 교사, 경찰, 시민을 최대한 많이 사살하는 게임으로 6월 6일 출시 예정이었다.

유저 커뮤니티와 언론에서 게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밸브는 '액티브 슈터'를 스팀 상점에서 삭제했다. 이후 '법적인 문제'가 없고, '트롤링(trolling,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행위)'이 없는 모든 게임을 스팀에 등록하는 데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스팀 공식 블로그 '누가 스팀 상점에 등록될까?( Who Gets To Be On The Steam Store?)'라는 글을 통해 밸브는 "우리는 개발자에게 상점을 개방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개발자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도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정했다"며 "앞으로 스팀에서는 법적 문제가 없거나 트롤링 요소가 없다고 판단되면 상점에 바로 등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브는 "개발자가 어떤 내용이든 게임을 통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특정 게임이 스팀에 등록됐다고 해서 밸브가 해당 게임 내 콘텐츠에 동의하거나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밸브는 이제 곧 유저들에게 스팀에서 직접 게임을 선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발표 후 3개월 만인 9월 6일, 밸브는 스팀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게임 분류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유저는 스팀에 등록된 각종 게임 장르와 개발사, 퍼블리셔 등을 원하는 대로 검색할 수 있고,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묘사가 담긴 콘텐츠를 제외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밸브는 개발사가 기존에 등록한 게임과 새로 등록할 게임에 폭력, 누드, 고어 등 성인물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으면 상세하게 표시하도록 했다.

이후 일주일이 지난 9월 12일 스팀에 처음으로 성인용 콘텐츠가 수정되지 않고 담긴 '무삭제 게임'이 등록됐다. '네글리제: 러브 스토리즈(Negligee: Love Stories)'를 개발한 다커 스튜디오(Dharker Studio)는 게임을 등록하면서 선정적인 내용, 누드 등 게임 내 콘텐츠에 성적 묘사가 포함돼 있음을 확실히 표시했고, 스팀에 새로 추가된 분류 방식에 따라 검색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스팀 상점에 등록된 게임들도 성인, 폭력, 누드, 고어 등 여러 가지 분류를 더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따로 패치를 제공하던 성인 게임들은 분류만 새로 적용한 채 업데이트로 콘텐츠를 수정했다.

전 세계 활성 유저 수 3억 명, 국내 유저 수 400만 명을 보유한 스팀에 이 같은 새로운 게임 분류 정책이 적용되면서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기대감을 표하는 의견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선 기대하는 의견을 보면 그동안 음지에서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고통받던 성인용 게임이 스팀을 통해 판매될 수 있어 새로운 판로가 개척됐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 의견으로는 스팀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게임을 구매한 후 플레이할 수 있으므로, 미성년자도 쉽게 성인용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게임을 열람할 때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바로 통과되는 점과 별다른 성인 인증 절차 없이 바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밸브는 새로운 게임 분류 기준을 마련해 '문제가 없는' 게임을 모두 상점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전 세계 유저와 개발자들로부터 찬사받고 있다"며 "하지만 연령 제한 없이 게임에 접근 및 구매를 할 수 있는 플랫폼 특성 때문에 미성년자가 어떤 게임이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성인 인증 절차가 빨리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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