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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영화가 돌연사한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꽃길만 이어질 것 같았던 가수 생활이었지만 가정사가 문제가 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비밀로 했던 그의 숨겨진 사연은 고통과 아픔의 시작이었다.
이영화는 "'실비 오는 소리에'를 발표하고 그 다음해에 신인 가수상을 타고 나니까 주위에서 '이영화가 아기 엄마'라는 말이 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만 해도 아기 엄마라고 하면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그런데 작곡가 전재학 선생님이 제 목소리가 아깝다면서 아기 엄마라는 사실을 숨기고 데뷔를 하자고 했었다. 선생님 말만 믿고 음반을 출시했던 거다. 21살에 아기를 낳다보니 아이는 벌써 4~5살 정도의 나이였다. 제가 너무 철이 없었고 어리다 보니 업소에서 음악 하는 사람과 만나서 결혼하게 된 거다. 아이한테 항상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게 어디 가도 데리고 다니지를 못했다. 엄마소리(도 제대로 못했다.) 항상 할머니가 아이를 키웠다. 너무 뭘 몰랐다 철이 없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이영화는 29살에 세상을 떠난 아들과 아직도 이별 중이다.
그는 "아이 생각이 나려고 하면 머리를 흔든다. 아들이 젊었기에 건강한 아이라고만 생각했다. 아들이 죽고 나서 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병이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다. 죽고 나서 '심근경색이라는 병으로 죽었습니다'라고 했을 때 '아 왜 병원에 한번 안 데려갔을까. 나 바쁜 것만 생각하고 아이한테 너무 관심이 없었구나'고 후회했다"고 말했다.
생살을 도려낸 듯한 아픔으로 아들을 떠난 보낸 후 이영화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다.
이영화는 "당시만 해도 '내가 살 의미가 없는데 살아서 뭐하나'라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한쪽으로 생각하면 '내가 이 일로해서 다른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자'라고 다짐하며 충북 청원에 있는 청애원에 후원 회장이 돼서 도움을 주게 됐다. 장애인들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고 털어놨다.
이영화는 아직도 아들 사진을 제대로 못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을 먼저 보내는 걸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도 못한다. 옆에서 아무리 같이 아파해줘도 모른다. 평생 간다. 지금도 자다가 애 생각나면 내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그날은 밤을 꼬박 새운다. 아이 생각나려고 하면 막 머리를 털어버린다. 그래도 요즘은 불을 끄고 잠을 잘 수 있지만 예전엔 불을 켜놓고 있었다. 잊지 못해서 죽은 사람 사진을 본다는데 난 사진도 못 본다. 지금도 앨범을 보다가 애가 나올 것 같으면 덮어버리고 그걸 보면 한참 멍하게 있는 거다. 될 수 있으면 안 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어떻게 사진을 보는지 이해 못하겠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