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땜빵 작품도 기회"…'연기본좌' 김명민이 추구하는 작품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9-04 14:5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속된 말로 '땜빵' 작품을 하게 됐는데 전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요."

배우 김명민(46)이 '물괴'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

액션 SF 영화 '물괴'(허종호 감독, 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물괴를 추적하는 수색대장 윤겸을 연기한 김명민. 그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물괴'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올해 추석 극장가 빅4('물괴' '명당' '안시성' '협상') 중 가장 먼저 공개되는 기대작 '물괴'. 실제 조선왕조실록(중종실록 59권, 중종 22년 6월 17일 기록)에 실린 '괴이한 짐승 물괴 출몰'이라는 기록에서 시작된 '물괴'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한 한국 사극영화 최초의 크리쳐 무비(실존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르물)다. 앞서 한국형 크리쳐 무비로는 '괴물'(06, 봉준호 감독)이 큰 주목을 받으며 신드롬을 일으킨바, 이후 이렇다 할 크리쳐 무비가 탄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등장한 '물괴'는 '괴물'을 잇는 한국형 크리쳐 무비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 특히 '물괴'는 크리쳐 무비라는 생소한 장르와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더한 최초의 사극 크리쳐 무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물괴'는 사극 장르에서 독보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김명민이 주축이 돼 관객의 기대를 더했다. 연기 본좌로 꼽히는 '명민좌' 김명민은 전매특허 사극 카리스마와 빈틈없는 연기력, 화려한 액션까지 도전하며 '물괴'의 전반을 이끈 것. 또한 '연기돌'로 주목 받고 있는 걸스데이 출신 혜리, '믿고 보는 신스틸러' 김인권,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우식 등과 함께 물괴 수색대로 최강의 케미를 선사한다.


이날 김명민은 "'또 사극이라 부담되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물론 사극이라는 장면에서 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일단 '물괴'는 기존 사극과 다른 지점이 있었다. 안 해본 시도들이 많아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오히려 크리쳐 무비라는 지점이 부담이 컸다. 형체를 모르는 대상과 싸워야 한다는게 힘들었다. 그럼에도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내가 작품을 선택할 때 쯤 이미 많은 분들이 '물괴'에 대해 도전을 시작하고 있었고 내가 들어갔을 때엔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었다. '물괴'를 보면서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떠올리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이전 사극을 떠올리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전 캐릭터를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 영화 초반에는 '조선명탐정'과 오버랩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좀 있었는데 그래서 더 그 부분을 지우려고 했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허당스러운 코미디는 모두 김인권에게 맡겼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실체 없는 물괴를 상대로 리액션,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괴물이랑 싸우는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괴물인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촬영할 때 초록색 타이즈를 입은 스태프가 물괴의 눈과 꼬리 위치를 잡아줬다. 시선 처리면에서 문제되는 것은 없었지만 이 물괴가 어느 정도로 공포스럽게 나올지 고민이 컸다. 물괴 디자인은 촬영 중에도 계속 바뀌었다. 최종본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진짜 공포스러운데 그만큼 우리가 리액션이 없으면 관객이 공포감을 못 느끼지 않나? 그 반대일 수도 있고 그 기준을 알 수 없어 어려웠다"며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괴물'과 비교에 대해 "'괴물'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크리쳐 무비로 한 획을 그은 작품이지 않나? 당연히 '물괴'는 '괴물'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크리쳐 무비로 성공한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크리쳐 장르가 자리를 잡았을텐데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 나의 소소한 바람은 '물괴'가 '괴물'을 잇는 크리쳐 무비 장르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여러 크리쳐 무비가 나와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영화가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명민은 '물괴' 캐스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 소신도 가감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물괴'는 정우성이 출연을 결정했지만 여러 논의 끝에 고사하면서 그 빈자리를 김명민이 메꾸게 된 것. 이와 관련해 김명민은 "그동안 나는 톱 배우가 거절했던, 일명 '땜빵' 작품이라 불리는 작품을 많이 해왔다. 오히려 다른 배우가 거절한 역할이 내게 들어온 건 기회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여긴다. 어차피 작품이란 것은 여러 배우들에게 동시에 출연 제안이 들어가지 않나? 누군가는 자존심을 생각하며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소신을 전했다.

한편,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의 등장으로 위태로워진 조선과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명민, 김인권, 혜리(걸스데이), 박성웅, 박희순, 이경영, 최우식 등이 가세했고 '성난 변호사' '카운트다운'의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화 '물괴'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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