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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미의 'SHOW'는 계속 되어야 한다…후배·배우들, 격려의 응원 메시지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9-04 16:13


◇배우 박해미. <스포츠조선 DB>

"건강한 모습으로 빨리 다시 무대로 돌아오세요."

배우 박해미와 함께 뮤지컬 '오 캐롤'에 출연하는 권상석 신혜원 한준용 등 코러스 배우들이 4일 깊은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선배에게 격려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알려진대로 박해미는 남편 황민씨의 사고를 수습하느라 현재 뮤지컬 '오 캐롤'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동료 배우들은 영상을 통해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내야 한다", "환하게 웃는 선배님의 모습을 빨리 다시 보고 싶다" 등 따뜻한 격려의 멘트를 전했다. 이들 외에도 '오 캐롤'에 출연 중인 다른 배우들도 곧 응원 릴레이에 곧 동참할 예정이다.

박해미의 공백으로 뮤지컬 '오 캐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박해미의 회차를 예매했던 관객들은 공연 관람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김선경 이혜경 등 박해미와 같은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들이 개인 스케줄을 긴급 조정해가며 박해미의 공백을 어렵사리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배우를 대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박해미는 언제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까.

사고의 여파가 너무 큰 탓에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자신이 운영하는 컴퍼니의 배우들이 사망해 박해미 역시 도의적 책임이 크고, 정신적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일단 6일과 8일 출연 회차는 다른 배우들이 대신 나서기로 했다.

박해미는 4일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 측에 "공연에 복귀해서 웃고, 춤추고 노래를 한들 그게 피눈물이 아니겠느냐"며 처절한 심경을 토로했다. 제작사 역시 출연을 강권할 수 없어 망연자실에 빠져 있다.

사실 배우 박해미는 어려운 난관을 오로지 뚝심으로 돌파하며 현재의 위치에 오른 입지전적인 배우다.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1984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뮤지컬에 데뷔한 박해미는 가창력과 연기력, 그리고 개성 강한 외모를 바탕으로 신인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스타덤에 오르기까지는 무려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톡 쏘는' 성격이 문제였다. 불합리에 맞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다보니 제작자들의 눈 밖에 나버렸다. 좀처럼 주연으로 발탁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럴바엔 직접 내 손으로 뮤지컬을 만들자'고 1999년 설립한 게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한 해미뮤지컬컴퍼니였다.

그러던 2004년 뜻밖의 기회가 왔다. 뮤지컬 '맘마미아!' 국내 초연에서 외국의 크리에이터들이 한국배우들을 상대로 최초로 오디션을 실시했다. 박해미는 이들의 눈에 띄어 주인공 '도나' 역을 움켜쥐었고 마침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나이 마흔을 넘어 드디어 주머니 속의 송곳이 밖으로 비져나온 것이었다.

이때 드라마 관계자 몇 명이 '맘마미아!'를 관람하며 박해미를 눈여겨 보았고, 그래서 출연한 게 최고시청률 44.9%를 기록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2005)였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MBC '거침없이 하이킥'(2006)에서 매력 넘치는 코믹연기로 팬들의 시선을 모으며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늦깍이 스타로 화려한 배우 인생을 살아왔지만 개인적으로 박해미는 남편의 사업실패 등으로 가계를 도맡아 책임져야 했다. 최근에도 뮤지컬 2편과 드라마 1편 등에 겹치기 출연할 만큼 '열심히' 살아야만 했다.

공연계의 오랜 관용 표현이 하나 있다. 'Show must go on'이다. '공연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배우에게 아무리 슬프고 힘들고 괴로운 일이 벌어져도 무대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말은 쉽다. 하지만 인생의 수많은 난관을 오로지 자신의 의지로 헤쳐나온 그이기에 책임을 다한 이후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주기를 동료와 팬들은 기다리고 있다. '배우이자 인간' 박해미의 'Show'는 멈춰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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