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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골목식당' 대전 청년몰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백종원은 깊고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오전 내내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사장님들끼리 자연스럽게 11시50분이 되자 모여들어 점심을 먹었다. 백종원은 "말도 안된다. 늦어도 11시반엔 점심 먹고 점심 장사 준비해야지"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첫 손님은 무려 12시 35분에 온 할머니와 손자였고, 이들 2명이 이날 점심 장사 끝이었다. 김성주는 "우리 그냥 철수하자"며 한숨을 쉬었다.
공동테이블, 혼란스런 전체메뉴판에 담당 손님접대는 일이 없는 사장이 하는 시스템이라는 말에 백종원은 어이없어했다. 청년몰 전체의 안방마님이라는 초밥집 사장님이 백종원의 주문을 받았고, 햄버거집 사장 커플은 다가오지도 못했다. 초밥집 사장님은 햄버거집의 잘나가는 메뉴부터 세트메뉴까지 줄줄 꿰는 전문성을 보여 제작진을 더욱 당황시켰다.
사장님은 "원래 더 큰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반으로 자른 건데"라며 의아해했고, 백종원은 "어쩌다 왔다가도 다신 안올 집이다. 손님 잃었다"고 혀를 찼다.
버거집 사장님은 '국제 식품위생관리사' 자격증 소유자였다. 하지만 햄버거 패티는 핏물이 거무스름할 정도로 언제 간지 모를 냉동고기였고, 빵은 얼렸다가 나온 유통기한 지난 것이었다. 백종원은 "육류는 핏물이 말해준다. 잡내가 난다. 백날 해도 맛없고 냄새날 곳"이라고 짜증을 냈다.
'초밥대통령'을 자부하는 경력 17년의 초밥집은 더 심했다. 초밥집 사장님은 대기실에서도 긴장한 다른 사장님들과 달리 조보아의 프로필을 검색하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셀프 점수 90점'이란 자평과는 달리 백종원의 평가는 가혹했다. 알탕은 생선뼈 우린 물이 아닌 수돗물에 끓여나왔고, 얼린 알을 녹이려다 그 위에 손을 닦았다. 광어 회뜨는 솜씨가 부족해 보는 사람 가슴이 펄떡거릴 만큼 광어가 살아 날뛰었다. 알탕 양념장을 일일이 만든다며 간을 두번이나 봤다.
백종원은 먹기전 점수로 60점을 준뒤, 냉동 문어-새우 할 것없이 질기고 맛없다는 평을 내렸다. 심지어 밥도 떡이 됐다는 것. 광어 역시 힘줄이 나올 정도로 "칼집이 어렴풋이 났다"고 평했다. 그는 "초밥대통령 사임하시라. 본인이 목표를 했으면 연구를 해야지"라며 화를 냈다. 손닦는 물에는 단무지 초생강이 다 들어있고, 고춧가루 뜨는 숟가락은 닦은지 한달된 물건이었다. 냉동실 안에는 닫히지 않은 재료들이 가득했다.
3번째는 '발효 싸이코'를 자칭하는 청년몰의 대표 겸 막걸리펍 사장이었다. 하지만 막걸리 술맛은 굉장히 맑았다. 그는 "젊은이 스타일"이라고 주장했지만, 백종원이 정수기물을 타자 훨씬 술같은 맛이 난다고 본인도 인정했다. 원래 주정이 수돗물이었기 때문. 백종원은 "물 고민 많이 하시라. 학사가 이래서 되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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