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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善惡대결 아니다..'라이프' 조승우, 악역 아닌 이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8-07 11:08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라이프'가 절대 선과 절대 악의 대결이 아닌, 선악 없는 대결을 보여주며 의료계와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악인이리라 생각했던 조승우 역시, 절대 악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이수연 극본, 홍종찬 임현욱 연출) 5회에서는 투약사고에 대한 커밍아웃 이후 변화의 바람이 부는 상국대학병원에서의 의료진과 구승효(조승우)의 대립이 그려졌다. 구승효는 이미 총파업을 예상한 듯 재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고, 투약사고를 자체적으로 밝히는 기사를 내보내며 의료진의 대의명분을 무너뜨리고 화제를 돌렸다.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피해자의 가족이 인터뷰에 나섰고, 의료진도 인터뷰에 나선 것.

예진우(이동욱)은 성과급제의 문제를 반박하려 했지만, 투약사고 앞에서 만큼은 말문이 막히며 "무조건 사측만 비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의료계의 투약사고는 그동안 병원이 가리기 급급했던 것들로,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료계가 더이상 답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 구승효의 계획이었다.

구승효가 암센터의 투약사고를 알린 뒤부터 상국대학병원 모탈리티 컨퍼런스가 바뀌었다. 구승효의 지시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 그동안 상국대학병원의 사장으로 등장해 가위의 종류도 알지 못할 정도로 의학 지식이 전무했지만, 어느새 의료진들에게 전문적 질문을 던지는 구승효의 모습에 수술 중 환자를 잃은 집도의도 죄인이 된 듯 취조를 당해야 했다.

주경문(유재명)은 "마취중 아나필락시스 발생률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재정적자로 문을 닫은 김해 의료원의 이야기를 꺼냈다. 주경문은 "문제점을 봤다는 것은 고쳐서 어떻게든 개선시켜 다시 쓸 수 있는 나름의 기회였다"고 항변했다. 이어 흉부외과가 점점 줄어드는 현시에 대해 언급하며 "그래도 우리는 오늘도 수술장에 들어간다. 만분의 일의 사고 위험도로 환자를 죽인 의사란 비난을 들어도"라고 의사의 신념을 드러냈다. 예진우와 오세화(문소리)도 주경문의 말에 동조하듯 시선을 더했다.

구승효와 의료진의 다툼은 단순한 선악 대결에서 벗어났다. 의료진으로서의 신념에 대한 이해도는 분명 있지만, 구승효가 짚은 병원의 폐쇄성 만큼은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도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 여기에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병원의 구조에 반기를 들고 있는 의료진의 목소리에도 시청자들은 공감을 표하며 '라이프' 속의 싸움은 단순히 선악이 아닌, 신념의 전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프'는 끊임없이 사회와 의료계에 의문을 던지는 중이다. 흥미로운 심리싸움이 주가 되고, 어딘가 '악'을 담당하고 있을 것 같은 구승효를 미워하게 되다가도 어느새 그의 말에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라이프'가 가진 묘미일 것.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흉부외과가 점점 사라지고 축소되는가 하면, 사회적 약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공공의료가 무너지는 상황을 언급한 것 역시도 사회에 던진 뜨거운 화두이자 울림이었다. 구승효와 의료진의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상국대학병원이라는 하나의 병원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됐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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