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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스펫②] 슬리피 "잘 보이는 곳에 문신으로 새겨...퓨리야 떠나지마"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8-08-04 10:28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왼 팔 손목. 슬리피는 반려견 퓨리의 얼굴을 비워뒀던 '황금자리'에 큼직하게 새겼다. 자신의 시선에서 가장 잘 보이고,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위치인데, 퓨리가 먼저 떠나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단다.

슬리피의 삶은 3년 전 퓨리를 입양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퓨리와 함께 하면서 성격이 밝아졌고, 그렇게 인생이 바뀌었다는 것. 다소 비관적이었던 성향과 어두운 면들이 사라지고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됐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이 같은 매력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사랑 받았고, '쇼미더머니'에 도전하게 되는 등 삶을 더욱 활기찬 삶을 살게 됐다. 퓨리 문신은 슬리피에게 있어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셈이다.

요즘 슬리피는 안 보이는 곳이 없다. 음악 페스티벌과 공연장,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등에서 고루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중. 그래서 슬리피에게 퓨리는 더욱 소중한 존재다.

둘을 힙합뮤지션들이 자주 찾는 카페23서울(cafe23seoul)에서 만났다.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입양해서 유기견들에게까지 따뜻한 관심을 가지게 되기까지,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셀럽스펫①] 슬리피 "퓨리 입양 후 밝아져...인생이 바뀌었죠"에 이어)

- 강형욱씨에게 교육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았는지?

교육 할 필요는 없었죠. 워낙 푸들이 똑똑한 종이라서요. 제 주변 친구들도 반려견을 많이 키우는데 푸들이 제일 많긴 한데 좀 강아지 같은 맛이 없는데 사람 같은 교감이 돼요. 그리고 몇 번만 얘기해도 그 단어를 다 아니까...원래 자기애가 천재라고 생각하잖아요. '약간 천재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왜 어머니들이 자기애들이 뭐 하면 '영잰가?'이렇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아요. (퓨리는) 천재예요. 천재.



- 어떤 점이 천재 같은지?

단어 좀만 얘기하면 그걸 다 알아요. 모든 걸 거의 뭐 '등산', '산책', 그리고 사람 이름을 일단 다 외워요. 그 사람 이름을 얘기하면 그 사람을 보고, 그 사람 가서 깨워 그러면 가서 깨워요. 저는 아빠라고 알고 있고...또 감정을 알아요 표정도 있고요. 그리고 얘는 배부르면 뭘 줘도 안 먹어요. 가장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줘도 배가 부르거나 기분이 나쁘면 안 먹어요.

- 원래 성격이 활발한지?

퓨리는 낯을 엄청 가려서 자기 친한 사람들 있으면 좀 나대고요. 저희들끼리 얘기하기로는 좀 싸가지없게 자랐어요. 약간 얄밉게 자랐어요. 부잣집 외동아들처럼 자랐어요. 한국에서 강아지 사업하는 친구들 중에서 업계 1위하는 친구가 제 스무 살 때부터 친구거든요. 제가 또 워낙 협찬을 좋아하니까 얘는 없는 게 없어요. 저 사진 찍어서 다 올려요 지금도. 저는 다 받거든요. 엄마가 '줄 때 받아라' 하셔서 줄 때 다 받거든요(웃음). 그리고 일단 친구가 업계 1위기 때문에 얘가 없는 게 없어요. 그래서 얘가 먹을 것도 항상 많고 하니까 배가 불렀어요. 콧대가 엄청 높아요. 근데 그 매력이 있어요. 예전 단어로 굳이 비유하면 약간 '까도남'. 약간 까칠한 츤데레죠. 근데 또 친해지면 아주 친해지면 뽀뽀도 해주고(웃음).

- 다른 강아지들이랑 잘 지내는지?

약한 친구들 좋아해요. 주인 닮아가지고 센 사람 싫어하고, 더운 거 너무 싫어하고, 아스팔트 뜨거우면 막 뜨거워하고, 얼음 밟으면 막 차가워하고. 강아지 발바닥이 차가운 거 못 느낀다는데 얘는 차가워하더라고요(웃음). 아무튼 그래서 (퓨리가)작고 하얀 강아지를 좋아해요. 다른 강아지는 관심이 없어 아예 관심이 없어요. 큰 강아지는 피해요.

- 퓨리랑 방송 활동 하셔도 되겠어요

제가 또 강아지 유튜브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 'OO의 강아지'를 만나는 쪽으로 기획해보려고요. 지금 찍어놓은 게 방용국 강아지랑 기리보이 강아지 만나는 거 찍었고, 강아지 마라톤 한 거 찍었는데...근데 컴퓨터가 안 돌아가는 거예요. 컴퓨터가 고물이라 영상이 안돌아가서 좀 늦춰지고 있어요(웃음).


- 촬영할 때 퓨리가 잘 하는 편인지?

아무래도 배내털 가지고 있을 때부터 스튜디오에 있어봤는데...끼는 없는데 노력형? 타고나진 않았어요 얘가. 근데 눈치가 빠르니까 얌전할 때도 있어요. 막 돌아다니는 친구들은 사진을 못 찍어요. 잡지촬영이나 이런데 못가거든요. 그것도 마찬가지로 한두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서 꽤 길어요. 그래도 잘 참죠. 가만있을 줄 알아요.

- 이름을 왜 퓨리라고 지으셨는지?

별 생각 없었는데, 귀여운 이름도 짓고 싶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근데 발음이 퓨리가 약간 귀엽잖아요? 약간 퓨리케어 같잖아요. 이름은 퓨리가 먼저 생겼는데...어쨌든 원래 힙합스럽게 짓고 싶어 하거든요 래퍼들이. '나스! 이리와~', 약간 그런 식이거든요. '도끼! 이리와' 이런 식으로 힙합스러운 이름을 짓고 싶어 하거든요 보통. 근데 애가 너무 귀여워가지고...발음은 귀엽지만 뜻은 '격분'이에요. 약간 반전 매력인 거죠. 그리고 제가 어벤져스 엄청 좋아하거든요. 퓨리 국장이 있잖아요. 국장급인데 발음은 귀엽고 또 뜻은 '분노'. 이런 매력적인 이름이죠.

- 팔에 있는 문신은 퓨리인가요? 퓨리 얼굴을 새기게 된 계기는?

문신에 워낙 중독이 돼있고 좋아하긴 하는데, 여기 자리가 남았었어요.근데 여기가 황금자리거든요. 내가 가장 자주 보는 자리여서 무슨 문신을 할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얘랑 살고 있는데, 나보다 오래 못살 거 아니에요.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지만, 얘를 새겨야겠다. '평생 내가 생각하겠'다라고 한거죠. 기억하겠다는 의미로요. 마음 아파요. 지금 벌써 마음 아파요. 나보다 오래 못살 거 아니에요. 무슨 약이 나오지 않을까요? 2030년이 되면...우리 퓨리 20년 살아야 되는데, 의학이 발전할거야 퓨리야.

- 우리나라에는 반려견과 함께 할 공간이 많이 없는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검색 엄청 많이 해봤는데 한군데도 없더라고요. 특히나 밥 먹을 데가 없어요. 애견카페에서는 커피는 마실 수 있지만, 같이 데리고 밥을 먹으려고 하니까 없더라고요. 논현동에 한두 개 있어요. 파스타집 하나 고깃집 하나. 이해는 하죠. 털 날리고 이런 거는 이해하는데, 조금 늘어났으면 좋겠죠 개인적으로.

-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펫티켓은?

일단 가장 중요한건 대변은 무조건 치워야 되고. 대변, 소변 같은 경우엔 처리는 무조건 깔끔하게 해야죠. 그 다음에 목줄 있죠 목줄. 목줄이랑 뭐 입마개 같은 경우는 퓨리는 안 해도 되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그것까지는 다 지켜줘야하는 것이 펫티켓이죠. 애견인들끼리 더 해요. 어떤 한 사람 특정 한 사람이 그 펫티켓을 안 지켰을 때 애견인들이 다 같이 욕을 먹기 때문이죠.

([셀럽스펫③] 슬리피 "음악 왜 안 하냐고? 발매하는데 아무도 몰라요"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슬리피의 셀럽스펫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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