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황정민(48)이 '공작'에 특별 출연한 이효리에 대해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작'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였던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국가안전보위부)와 흑금성(암호명)이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영화화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흑금성 사건은 안기부의 지시로 북파 공작원이 된 박채서가 암호명 흑금성으로 불리며 대북사업과 관련한 공작을 진행한 것은 물론 북한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사업을 성사시킨 사건. 이후 1998년 3월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 인사 간의 접촉내용이 담긴 기밀정보 '이대성 파일'이 폭로되면서 흑금성 사건이 세상에 공개됐고 이후 박채서는 2010년 북한 공작원에게 포섭돼 국군의 작전 교리와 야전 교범 등 군사자료를 전달(국가보안법 위반)하는 간첩 행위 혐의로 징역행을 받았고 2016년 5월 31일 6년 형기를 만기 출소했다.
황정민은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효리의 광고 신에 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앞서 2005년 남한의 이효리와 북한의 유명 연예인 조명애가 삼성 휴대폰 모델로 협업했던 실화를 재연한 것. 이와 관련해 황정민은 "이효리도 처음 '공작'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물론 선뜻 나올 수 없을 것이다. 탄핵 정국이었고 실제 광고를 찍었을 때 차은택 감독이 그 광고를 촬영했다고 하더라.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이효리를 섭외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나왔지만 그건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효리를 잘 모르니까 친한 김제동을 통해 섭외를 하려고 했다. 아마 김제동도 불편했을 것이다. 이효리가 출연을 결정한데는 윤종빈 감독이 직접 손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그게 많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이효리가 이 영화의 일당 백이었다. 광고가 우리에게 제일 큰 사건이었으니까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촬영장에 나타난 이효리를 보고 모든 스태프가 좋아했다. 이효리가 모니터를 보고 있는데 평소 같으면 다 같이 앉아 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모두가 그녀의 뒤에 서 있더라. 나 역시 그 옆에 못 앉겠더라. 부끄럽기도 하고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 결국 이효리와는 처음에 '출연을 결정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말만 하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마디도 못 나눴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한편,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에게 선 공개된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가세했고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스티 보이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화 '공작' 제작보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