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리뷰] '훈남정음' 2.8% 종영, 갓궁민♥믿보황 로코 아쉬웠던 이유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수목극 '훈남정음'이 19일 종영했다.

'훈남정음' 최종회에서는 훈남(남궁민)과 정음(황정음)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훈남은 오드리(정영주)와 김소을(김광규) 결혼준비에 지친 정음에게 "이 큰 일을 두번씩이나 하려고 하냐. 누구랑 할지가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나랑 할 건데"라고 말했다. 결혼을 취소하려 했던 오드리는 임신 사실을 알았고, 결국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이 끝난 뒤 훈남은 정음에게 프러포즈했다. 차 안에서 해를 보고 싶다던 정음의 말을 기억한 훈남은 노을 진 강가로 정음을 데려갔고 평생 연애를 약속하는 백지 각서와 목걸이가 담긴 토이 까토를 선물했다. 정음 또한 "내 심장 주겠다"며 프러포즈에 응했다. 이후 훈남은 수중 결혼식 리허설 풀장을 만들었고 정음은 물 공포증을 극복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결말을 맺었다. 훈남의 모친 고은님(심혜진)은 자신을 찾겠다며 떠났고, 준수(최태준)는 축구선수 호날두가 소속된 구단의 팀 닥터가 됐다. 수지(이주연)는 준수에게 관심을 보이며 새로운 사랑을 예고했고 유승렬과 강정도도 화해했다.

이렇게 '훈남정음'은 꽉 찬 해피엔딩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 게 사실이다.

'훈남정음'은 남궁민과 황정음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이자 '로코 장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리고 남궁민과 황정음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2016년 '미녀 공심이' 이후 2년 만에 로코 도전에 나선 남궁민은 까칠한 냉미남이었던 훈남이 사랑에 눈 뜨고 달달한 사랑꾼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설레게 그려내며 '심쿵 모먼트'를 만들었다.

황정음의 복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에 이어 세번째로 로코물 출연을 감행한 탓에 연기와 캐릭터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황정음이 '훈남정음'을 선택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스스로도 로코 이미지가 굳어지는데 대해 경각심을 충분히 갖고 있었지만, 캐릭터가 가진 무한 긍정 에너지에 반해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

또 황정음의 선택은 현명한 것이기도 했다. 황정음은 '운빨로맨스'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졌다. 그런 그가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장르물 등에 덜컥 도전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르에 도전하면서 적응기간을 갖는 편이 더 현명했다.

그리고 황정음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졌다. 초반 불거졌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캐릭터를 좀더 갈고 닦았고 전매특허 망가지는 연기부터 트라우마로 인한 내면연기까지 촘촘히 소화하며 남궁민과 찰떡 케미를 발산했다.

어쨌든 배우들은 이름값을 해냈다는 얘기다. 다만 '훈남정음'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남궁민 황정음 최태준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섭외하고도 스토리 전개의 선택과 집중에 실패해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살려내지 못했다. 드라마 자체가 딱히 악역이 없고 소소한 연애코칭 에피소드 위주로 구성됐는데, 연출 자체도 밋밋한 감을 지울 수 없어 드라마틱한 느낌이 반감됐다. '연애포기자'들의 에피소드로 코미디를 추구하고 싶었다면 좀더 만화적으로 오버스러운 설정이 필요했고, 잔잔한 힐링물을 표방한 것이라면 조금 더 차분한 전개가 필요했을 텐데 '훈남정음'은 이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맛을 살리는데 실패했다.

이에 '훈남정음'은 시청률 면에서 큰 실패를 맛봤다. 작품의 최고 시청률은 5월 23일 방송된 1회가 기록한 5.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다. 이후로는 시청률이 하락세를 보이더니 2%대까지 하락, 최종 시청률 또한 2.6% 2.8%로 씁쓸한 퇴장을 알렸다.

'훈남정음' 후속으로는 윤시윤 이유영 주연의 '친애하는 판사님께'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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