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미지급→제작사 부인→장태유PD 반박…'사자' 파행 일지(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7-11 13:2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가 제작 파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사자'는 '별에서 온 그대'를 히트시킨 장태유PD와 박해진이 의기투합한데다 나나 곽시양 이기우 등 신선한 출연 라인업이 완성돼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2018년 하반기 최고의 관심작 중 하나로 꼽혔던 이 작품은 사전제작시스템으로 올 1월 첫 촬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0일 이후 촬영은 중단됐고 총 16부작 중 4회까지밖에 촬영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스태프 측은 10일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측의 무리한 요구와 임금 미지급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제작사의 요구로 대본을 수정하느라 1,2월 촬영날이 얼마 없자 월급 계약한 스태프에 대해 월급이 아닌 일당으로 계산하겠다고 통보했다. 임금 미지급 사태가 '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세 번이나 벌어졌고, 이에 촬영부 두 팀은 노동부에 신고한 뒤 그만뒀다. 임금을 받지 못한 스태프가 계속 그만두자 장태유 감독이 자신의 회사로 스태프와 계약을 체결했다. 장태유 감독이 스태프에게 월급을 먼저 주고, 스태프가 제작사에서 받기로 했던 월급을 장 감독이 받는 식으로 계약했다. 여기에 카메라 살수차 드론 등 장비 대여나 왈츠 무용가 섭외 등에 드는 비용도 제작사에서 지원해주지 않아 장태유 감독이 사비로 결제했다. 스태프는 빅토리콘텐츠가 제작을 하는 이상 드라마 제작에서 빠지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 측은 결백을 주장했다. 이들은 "장태유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왔고 5월 8일께 작가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당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임금 미지급이 제작 중단 원인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와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다. 장태유 감독과 그의 스태프를 제외한 연출부 전원은 사무실에 출근해 촬영 준비에 매진하고 있으며 배우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맞섰다. 또 "현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고 곧 촬영이 재개되도록 하겠다. 향후 원활한 제작을 통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제작 파행의 모든 책임은 제작사가 아닌, 장태유PD와 드라마 공동 제작을 하기로 했던 마운트무브먼트스토리 측에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빅토리콘텐츠 측의 주장에 스태프도 발끈했다. 빅토콘컨텐츠가 아닌, 장태유PD와 박해진 측이 스태프의 밀린 3개월치 월급을 해결해줬다는 것, 그리고 지속된 제작사 갑질로 신뢰를 잃어 드라마 제작에서 빠지기로 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장태유PD 또한 입을 열었다.

장태유PD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간의 마음고생과 촬영 중단 사태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장태유PD는 "나를 포함해 촬영 무술 특수효과 편집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의 임금 용역비 등이 아직도 미지급된 상태다. 유능한 촬영팀을 붙들어 두고자 촬영팀의 3개월치 임금은 내가 대신 지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스태프는 미지급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의견을 밝혔고 제작사의 불성실한 대응으로 상호 신뢰가 깨졌다. 여러 스태프는 미지급을 해결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미스터리 SF드라마 장르 특성상 CG 및 특수효과장면이 필요해 과학적 특수세트와 특수소품을 요청했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는 나와 합의하지도 않고 특수효과에 필요한 세트의 핵심 도면을 삭제해 만들지 않았다. 빅토리콘텐츠가 지정한 작가팀은 2월 구정 전후로 나와의 회의도 없이 4월까지 두 달 이상 일방적으로 대본을 집필했다. 그러나 이후 대본 흐름이 이상해졌고 제작사의 간섭이 대본에 영향을 준 것을 알게 되며 이런 대본집필 방식과 제작방식으로는 드라마를 제대로 연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작가팀의 교체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잠적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 5월 3차례에 걸쳐 연출료 미지급금과 내가 대신 지급한 스태프 비용 등을 지급하라고 공식적으로 요청, 내용증명을 보냈다. 5월 30일 계약 유지 불가 통지를 한 뒤에도 빅토리콘텐츠는 아무 대응이 없었다. 6월 18일이 되어서야 제작사로서 다시 연락을 시작했고 나는 더이상 구두협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전화를 받지 않았을 뿐이다. 빅토리콘텐츠가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나와 스태프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그대로의 사실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사자'는 애초 11월 방영을 목표로 했으나 현 상태에서는 그 약속이 지켜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촬영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고,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대로 '사자'를 둘러싼 갈등이 종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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