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임금 체불vs장태유 탓"…'사자', 촬영재개 가능할까(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7-10 16:5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전제작 드라마 '사자'가 전무후무한 촬영중단 사태를 맞았다.

'사자'는 지난 1월 촬영을 시작했지만 5월 10일 이후 촬영이 중단됐다. 이에 총 16부작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현재 4회까지만 촬영이 마무리된 상태다.

촬영이 중단된 이유로 스태프 측은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의 무리한 요구와 개선되지 않는 스태프 임금 체불 문제를 꼽았다. 촬영 스태프 A씨는 "'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세 차례나 임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견디다 못한 촬영 조명 무술 편집팀 등 스태프 대부분이 거의 다 빠졌다. 구두상으로 스태프는 빠지겠다는 의견을 전했고, 내 경우에도 2500만 원의 미지급금이 있어 7월 2일자로 내용증명을 보냈다. 월급계약을 한 촬영부에 대해서도 제작사 측에서 장태유 감독에게 촬영 나가지 말고 대본 수정을 먼저 해달라고 해서 1월에 4번, 2월에 하루 촬영을 나가게 되자 월급이 아닌 하루 일당으로 임금을 계산하겠다고 통보했다. 촬영부 두 팀이 노동부에 신고하고 그만뒀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을 받지 못한 스태프가 그만두는 일이 잦아지자 장태유 감독은 스태프를 자신의 회사로 계약했다. 장 감독 회사에서 스태프 임금을 먼저 주고, 스태프가 제작사에서 원래 받기로 했던 돈을 장 감독이 받는 식으로 계약을 했다. 여기에 제작사에서 빌리지 못하게 한 장비 대여료 등을 합해 장 감독이 사비로 1억 원여에 달하는 돈을 쓰게 됐다"고 토로했다.

임금은 물론, 촬영 지원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관계자들은 "왈츠 무용가 섭외 비용, 카메라 및 드론 대여 비용, 살수차 대여 비용, 티저 제작 비용 등을 제작사에서 낼 수 없다고 해서 장태유 감독이 개인 사비로 부담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 측은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빅토리콘텐츠는 모든 사태가 장태유 감독의 탓이며, 스태프 임금 또한 제대로 지불됐다고 주장했다. 임금 지급을 비롯해 모든 제작 여건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던 상황에서 장태유PD와의 문제 때문에 촬영이 2개월이나 중단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장태유PD와의 갈등만 봉합하면 현 스태프 그대로, '곧장' 촬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게 제작사 측의 얘기다.

빅토리콘텐츠 측은 "'사자'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빅토리콘텐츠와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이하 MMS)가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올초 제작사 간 합의 하에 MMS가 공동제작사의 지위를 내려놨고 이후 빅토리콘텐츠가 단독으로 제작을 맡아 진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5월 중순 MMS가 제작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제작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언론기사 및 포털사이트 네이버 드라마 소개란에 제작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의 행위로 제작현장에 제작사 주체를 오인하게 하는 등 심각한 혼선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태유 감독은 제작 과정에서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왔고 5월 8일께 작가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주지 않을 시 사퇴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당사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임금 미지급이 제작 중단 원인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와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다. 장태유 감독과 그의 스태프를 제외한 연출부 전원은 사무실에 출근해 촬영 준비에 매진하고 있으며 배우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고 곧 촬영이 재개되도록 하겠다. 향후 원활한 제작을 통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종합하자면 스태프 측은 제작사 '갑질'로 촬영이 중단됐다는 입장이고, 제작사 측은 장태유PD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임금을 줬다는 사람은 있지만 받은 사람은 없고, 사직 의사와 내용증명을 보낸 사람은 있지만 받은 사람은 없는, 아주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과연 '사자'가 이 모든 갈등과 잡음을 봉합하고 정상적으로 촬영을 재개, 애초 목표로 했던 11월 방영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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