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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나무 한 그루가 이렇게 소중할 줄은 미처 몰랐다. '거기가 어딘데굥'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이 생사의 위기를 넘나드는 최악의 루트 속에서 동아줄 같은 나무 그늘을 찾아내는 모습이 극강의 희열을 선사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탐험대에게 위기감이 엄습했다. 끝없는 돌길과 언덕이 펼쳐졌으나 능선 너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 최소한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상황에 초조해진 탐험대장 지진희는 대원들보다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 정찰을 자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것은 허허벌판뿐이었다. 이와 함께 서서히 동이 트고 기온이 무섭게 상승해 위기감은 시시각각으로 높아졌다. 벗어날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래의 바다에서 탐험대는 그저 앞으로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차태현은 "<신과 함께>에 보면 7개 지옥이 있는데 여기 1개 추가 해도 되겠다"라고 하는가 하면 조세호는 "낙타가 물집이 잡혔다 더라"며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아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다. 해가 떠버렸지만 여전히 주변에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았고 대원들은 물론 제작진의 체력까지 방전되기 시작한 것. 이에 탐험대는 바다는 차치하고 그늘부터 찾아야 한다는 일념 하에 처절한 '나무 찾기'에 돌입했다. 모두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 탐험대와 제작진은 다급하게 베두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했지만 그 역시 "나도 잘 모른다. 우리도 여길 잘 오기 않고 이쪽 산으로 쭉 가더라도 빈 땅"이라고 말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한층 끈끈해진 지진희-차태현-조세호-배정남의 팀워크가 빛났다. 지진희는 대원들을 조금이라도 덜 고생시키고자 정찰대로 나서 생고생을 자처했고, 차태현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배정남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기운을 북돋아주며 안방마님 같은 모습으로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배정남 역시 형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챙겨주겠다는 일념하게 가장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분위기 메이커로서 조세호의 활약은 단연 눈부셨다. 최악의 루트를 횡단하는 만큼 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긍정적인 말과 행동 그리고 유머를 보여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 특히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배정남의 메디컬 체크를 자처하는 모습은 배꼽을 잡게 만들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캔맥주와 콜라를 나눠 마시는 네 명의 모습은 흡사 동화 속 '의좋은 형제'를 보는 것처럼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행복'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에서는 남기기 일쑤인 캔맥주와 콜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 마시는 대원들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하는 표정들과 함께 화면에 새겨진 '탐험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발견이 있다면 행복이 때론 결핍을 통해 선명해진다는 것이다'라는 문구는 현재의 삶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며 가슴에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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