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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심은하의 편지와 이영애의 라면 대사의 비하인드가 20년 만에 공개됐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영화 속 공개되지 않은 다림(심은하)의 편지 내용에 대해 출연진은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허진호 감독은 "약간의 고백이 담긴 편지였던 것 같다. '좋아하기 시작했어요'라는 정도까지 쓰지 않았을까"라고 말해 20년 만에 최초로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허진호 감독은 "한석규 심은하 씨에게 별다른 디렉션을 주지 않았다. 배우가 알아서 하면 제가 끄집어내는 방식이고 저는 테이크를 여러번 찍는 아주 게으른 방식을 취했다"며 "1회당 10회 이상 촬영이 기본이라 배우들이 처음에는 불편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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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은 "제가 일본에서 작업을 할 때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일본 제작사들 사이에서 경쟁이 붙었다. 결국 저와 관련된 제작사가 그 영화 일본 배급을 맡았고 굉장히 흥행해서 빌딩을 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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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감독은 "유지태가 촬영 당시 사랑에 빠진 극 중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다. 캐릭터에 빠져서 정말 힘들어했다"며 "원래 시나리오에는 상우와 은수(이영애)가 악수 후 뒤돌아보지 않고 이별하는 장면으로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당시 유지태가 극 중 26살 청년인 상우라면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해 시나리오를 바꿨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지태가 돌아보지 않는 장면도 찍고 싶었는데 수백명이 촬영 현장에 모이면서 시간이 없어서 찍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극중 이영애의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의 원래 대사는 '커피 마실래요?'였다고. 허진호 감독은 "너무 평범한 것 같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두 배우의 권태기 때 이영애의 '빨리 와서 라면 끓여' 라는 대사를 받아치는 유지태의 대사 '내가 라면으로 보여? 말조심해'라는 대사는 유지태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제목은 백설희의 동명 노래에서 따왔다. 허 감독은 "아버지 환갑 잔치 때 저희 어머니가 실제 연분홍 치마를 입고 이 노래를 부르시면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눈빛을 보이셨다. 그래서 이 제목을 정해놓고 영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