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박서준♥박민영 '김비서', 수목극 최강자 될수밖에 없던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6-29 15:4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진정한 수목극 최강자로 올라섰다.

28일 방송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평균 8.1%, 최고 10.6%(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tvN 타깃 2049 시청률은 평균 5.7% 최고 6.9%. 이는 종전의 자체 최고 기록(7.7%)를 뛰어넘는 것이자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기록이다. 비슷한 시간대 방송된 SBS '훈남정음'은 3.1% 4.4%(닐슨코리아, 전국기준), MBC '이리와 안아줘'는 2.6% 4.5%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지상파 드라마의 기록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2 '슈츠' 방영 기간에는 그 기록에 미치지 못했기에 케이블 종편 드라마 1위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고, '슈츠' 종영 이후에는 지상파 드라마가 월드컵 경기 중계로 잦은 결방을 한 탓에 제대로 진검승부를 펼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훈남정음'과 '이리와 안아줘'와 모두 맞붙은 끝에 이뤄낸 결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비록 케이블 종편 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가 집계 방식에 차이를 보인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시청률 파이가 다른 만큼,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역전은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어떻게 수목극 최강자가 됐을까.

무엇보다 큰 힘은 박서준과 박민영이라는 배우가 가진 구력이다. 박서준은 '킬미힐미'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등 로코물에서는 단 한번도 실패한 적 없는 '로코장인'이다. 그런 탓에 박서준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로코 불도저' '로코킹' 등의 수식어가 달린다. 이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그런 박서준의 내공은 그대로 빛났다. 박민영을 향한 브레이크 없는 파워 직진 사랑을 선보이며 뭇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어 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르시시스트' 이영준으로서의 코믹 연기, 납치 트라우마에 갇힌 아픈 속내까지 찰떡 같이 그려내며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박민영은 첫 로코 도전에서도 믿고 보는 배우다운 연기력을 뽐낸다. '노 민폐 걸크러시'라는 전무후무한 여주인공 캐릭터로 여성팬들의 공감과 감정이입을 돕고 있다. 28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김미소(박민영)는 이성연(이태환)의 고백에 질투가 폭발한 이영준을 잡았다. 그리고 "그 숱한 고백에 너무 늦게 답해서 죄송해요. 저 부회장님 좋아해요"라고 고백했다. 이영준이 트라우마 때문에 키스 타이밍을 놓치자 오히려 그의 얼굴을 감싸고 먼저 키스하며 솔직당당한 사랑법을 보여줬다. 화통하고 설레는 쾌속 로맨스에 시청자의 설렘지수가 수직 상승한 건 당연한 일이다.

각자 맡은 캐릭터를 200% 소화하는 배우들이 만나니 케미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박서준의 멜로 눈빛과 박민영의 당찬 면모가 시너지를 내며 유쾌하고 설레는 제대로 된 로코가 탄생할 수 있었다.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완벽한 비주얼 케미는 보너스다.


심지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는 연기 구멍도 찾기 힘들다. 고귀남 역의 황찬성과 봉세라 역의 황보라, 박유식 역의 강기영은 배꼽 빠지는 코믹 감초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한다. 김병옥 김혜옥 조덕현 등 베테랑 배우들은 통통 튀는 젊은 배우들의 매력 발산 타이밍 속에서도 묵직하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실제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강력한 몰입도를 갖게 됐다.


탄력적인 연출과 스토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싸우자 귀신아' '식샤' 시리즈를 연출했던 박준화PD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치명적인 병맛 코미디와 설렘 포인트를 절묘하게 잡아냈다. 덕분에 가볍지만 경박하지 않고, 빠르지만 개연성 있는 감각적인 로코가 탄생했다. 경쟁작들과 달리 남녀주인공이 오해와 엇갈림, 운명의 장난으로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며 돌고 도는 그림 대신 돌직구 사랑법을 택했다는 점 또한 솔직 당당한 연애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이다.

이렇게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명실상부한 수목극 1인자로 우뚝 섰다. 다음주부터는 하석진 이지훈 보나(우주소녀) 고원희 주연의 KBS2 '당신의 하우스 헬퍼'까지 출격해 수목 로코 전쟁이 더욱 가열되는 만큼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끝까지 왕관을 지켜낼 수 있을지,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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