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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꽃보다 할배'는 만84세 맏형 이순재를 필두로 82세 신구, 78세 박근형, 막내 74세 백일섭이 함께 전 세계 배낭여행을 다니며 청춘 못지않은 황혼들의 열정과 삶에 대한 지혜, 연륜을 전달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이들과 함께 할배들의 수족으로 활약하는 47세 '짐꾼' 이서진 역시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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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는 "3년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공백기 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사실 '꽃할배' 시리즈를 신경쓸 수 없었다. 우연히 지난해 이순재 선생님과 커피 한 잔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꽃할배' 시리즈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가고 싶어 하셨고 우리 역시 다시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울 때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장 좋은 시기였던 지난달 다녀오게 됐다"며 "3년 만에 돌아오는게 쉽지 않았다. 선생님들의 건강 걱정이 가장 컸다. 우리가 '꽃할배'를 시작할 때와 또 달랐다. 여행을 가면서 힘들어 하시면 어쩌나 걱정이 컸다. 괜히 괴로우실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런 와중에 가장 연장자였던 이순재 선생님께서 가장 의욕을 보여주셨고 그게 제작진도 힘을 받게 됐던 것 같다. '꽃할배' 시즌이 잊혀지는 걱정 보다는 선생님들의 건강이 제일 큰 관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새 멤버 김용건을 섭외한 과정에 대해 "오랜만에 돌아온 시즌이라 새로운 모습,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새 멤버인 김용건 선생님을 섭외하게 됐다. 그동안 백일섭 선생님이 막내셨는데 이번에 김용건 선생님이 막내로 들어오셔서 이서진을 더 괴롭히고 싶었다. 김용건 선생님의 합류로 한층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예전에 한 번 제안을 드렸는데 스케줄상 아쉽게 불발됐다. 이번에 다시 부탁드렸는데 스케줄도 맞아 흔쾌히 응해주셨다. 김용건 선생님은 젊었을 때 백일섭 선생님과 하숙을 하셨다고 하더라. 함께 살면서 놀러 다니셨다고 일화를 전해주셨다. 또 박근형 선생님까지 세 분이 같이 다니셨는데 그분들의 추억 공유가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건 선생님은 미리 국제면허증까지 따오셨다. 이번에도 이서진이 렌트를 해 여행을 다니는데 김용건 선생님도 해외에서 운전을 해보고 싶어하셨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이 우려해 기회가 없다가 딱 한 번 운전대를 잡으셨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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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주 작가는 "독일의 베를린 장벽 역사는 젊은 세대들에겐 교과서에서 배운 추상적인 느낌이지 않나? 하지만 선생님들이 체감하는 부분은 다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6년 차 짐꾼으로 활약 중인 이서진의 이야기도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빠지지 않았다. 나영석 PD는 "체력은 예전같지 않더라. 이건 확실한 부분이다. 이번 시즌까지만 짐꾼으로 하고 다음 시즌부터는 할배로 합류하겠다고 하더라. 노안이 와서 지도를 잘 못보더라. 그래도 구력, 노련함이 있어 선생님들 불편함 없이 가이드를 잘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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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꽃할배' 시즌에 대해 그는 "선생님들은 늘 확고하시다. 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시고 다음 시즌에 대해 쿠바를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비행 시간이 너무 길면 선생님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고민하는데 선생님들이 더 의욕을 보이시고 계신다"고 웃었다.
반복되는 설정에 대해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어떤 특별한 장치나 사람이나 구성을 넣는 것은 돌이켜 보면 '꽃할배' 답지 않는 것 같다. 그건 선생님들도 시청자들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상업적인 면에서 한 발짝 물러난 프로그램이다. 만약 우리가 계산을 했다면 여러 장치, 사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꾹 참았다. 어쩌면 밋밋하겠지만 어르신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어가는게 제작진의 의무인 것 같다. 심심하게 느껴지더라도 정공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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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