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꽃할배'는 스테디셀러"…3년 공백 무색한 나영석의 자신감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6-27 15:0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꽃할배' 시리즈는 베스트셀러 아닌 스테디셀러다."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여행을 떠난 배우들이 여행지에서 펼쳐지는 만남과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를 담은 tvN 인기 시리즈 '꽃보다 할배'.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꽃보다 할배 리턴즈' 기자간담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나영석 PD와 김대주 작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는 지난 2013년 7월 방송된 시즌1에서는 프랑스와 스위스, 그해 8월 방송된 시즌2에서는 대만, 2014년 3월 방송된 시즌3에서는 스페인, 2015년 3월 방송된 시즌4에서는 그리스를 여행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할배들의 배낭 여행기를 다뤄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꽃보다 할배'는 만84세 맏형 이순재를 필두로 82세 신구, 78세 박근형, 막내 74세 백일섭이 함께 전 세계 배낭여행을 다니며 청춘 못지않은 황혼들의 열정과 삶에 대한 지혜, 연륜을 전달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이들과 함께 할배들의 수족으로 활약하는 47세 '짐꾼' 이서진 역시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배우 백일섭(왼쪽부터), 김용건, 박근형, 이순재, 신구, 이서진이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촬영을 위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돌일로 출국했다. 사진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출연진들
인천공항=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6.04/
매 시즌 tvN 예능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꽃보다 할배'는 시즌4를 끝으로 휴식기를 가졌고 3년 만에 '꽃보다 할배 리턴즈'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번엔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꽃할배'. 그간 합류를 간절히 희망한 72세 황혼 멤버 김용건이 가세해 더욱 진화된 '꽃보다 할배' 시리즈를 예고했다. 그동안 '꽃보다 할배' 멤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던 백일섭의 후임이 생긴 것. 신입이자 팀내 막내로 합류한 김용건의 '꽃할배'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영석 PD는 3년 만에 새 시즌으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일단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께서 건강하셔서 여행을 갈 수 있게 됐다. 3년 만에 갈 수 있어 제작진도 선생님들도 너무 즐거웠다"고 답했다. 이어 김대주 작가는 "'꽃할배'는 꼭 한 번 다시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다녀올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나영석 PD는 "3년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공백기 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사실 '꽃할배' 시리즈를 신경쓸 수 없었다. 우연히 지난해 이순재 선생님과 커피 한 잔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꽃할배' 시리즈 이야기가 나왔다. 다시 가고 싶어 하셨고 우리 역시 다시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울 때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장 좋은 시기였던 지난달 다녀오게 됐다"며 "3년 만에 돌아오는게 쉽지 않았다. 선생님들의 건강 걱정이 가장 컸다. 우리가 '꽃할배'를 시작할 때와 또 달랐다. 여행을 가면서 힘들어 하시면 어쩌나 걱정이 컸다. 괜히 괴로우실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런 와중에 가장 연장자였던 이순재 선생님께서 가장 의욕을 보여주셨고 그게 제작진도 힘을 받게 됐던 것 같다. '꽃할배' 시즌이 잊혀지는 걱정 보다는 선생님들의 건강이 제일 큰 관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새 멤버 김용건을 섭외한 과정에 대해 "오랜만에 돌아온 시즌이라 새로운 모습,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새 멤버인 김용건 선생님을 섭외하게 됐다. 그동안 백일섭 선생님이 막내셨는데 이번에 김용건 선생님이 막내로 들어오셔서 이서진을 더 괴롭히고 싶었다. 김용건 선생님의 합류로 한층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예전에 한 번 제안을 드렸는데 스케줄상 아쉽게 불발됐다. 이번에 다시 부탁드렸는데 스케줄도 맞아 흔쾌히 응해주셨다. 김용건 선생님은 젊었을 때 백일섭 선생님과 하숙을 하셨다고 하더라. 함께 살면서 놀러 다니셨다고 일화를 전해주셨다. 또 박근형 선생님까지 세 분이 같이 다니셨는데 그분들의 추억 공유가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용건 선생님은 미리 국제면허증까지 따오셨다. 이번에도 이서진이 렌트를 해 여행을 다니는데 김용건 선생님도 해외에서 운전을 해보고 싶어하셨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이 우려해 기회가 없다가 딱 한 번 운전대를 잡으셨다"고 귀띔했다.


나영석 PD는 이번 시즌 여행지로 동유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무조건 선생님들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비행시간, 가보지 못한 것 등을 염두해 동유럽으로 정했다. 동유럽은 이순재 선생님만 20여년 전에 베를린을 다녀오셨다고 하더라. 선생님들 역시 유럽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고 그런 지점을 고려해 동유럽을 선택했다. 베를린에서 시작한 이유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통일에 대한 이슈가 있지 않나? 베를린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의 아픔이 있었던 나라인데 시기적으로 적절할 것 같았다. 베를린에서 시작해 빈에서 마무리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김태주 작가는 "독일의 베를린 장벽 역사는 젊은 세대들에겐 교과서에서 배운 추상적인 느낌이지 않나? 하지만 선생님들이 체감하는 부분은 다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6년 차 짐꾼으로 활약 중인 이서진의 이야기도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빠지지 않았다. 나영석 PD는 "체력은 예전같지 않더라. 이건 확실한 부분이다. 이번 시즌까지만 짐꾼으로 하고 다음 시즌부터는 할배로 합류하겠다고 하더라. 노안이 와서 지도를 잘 못보더라. 그래도 구력, 노련함이 있어 선생님들 불편함 없이 가이드를 잘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는 내 기준으로 스테디셀러(장기간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다. 베스트셀러(일정 기간 인기를 얻는 것)는 아니다. 시청률로만 따지면 '꽃보다 청춘'이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계속 시즌을 이어가는 이유는 시청자가 할배들을 보면서 느끼는 지점이 기존의 여행 프로그램과 확연히 다르다는 자부심이 있다. '꽃할배' 시리즈는 아주 작은 지점이라도 감동의 크기가 다른 것 같다. 이순재 선생님의 '한번 더 가야지'라는 말 한 마디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듯이 여러 계산이 아니더라도 예전보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분들이 대단한 말을 해서가 아닌 하나라도 더 열심히 보고 하려는 의지가 시청자들에겐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꽃할배' 시리즈는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애정이 드는 작품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많이 해봤지만 그때마다 시청률도 생각해야 하고 광고를 따내 회사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하지만 '꽃할배' 시리즈 만큼은 그런 부담감과 압박을 떠나 정말 잘 만들고 싶다. 여행 예능으로서 '꽃할배'는 다른 여행 예능보다 정보 전달에 있어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만의 차별점은 선생님들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의 여행기를 통해 여행의 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음 '꽃할배' 시즌에 대해 그는 "선생님들은 늘 확고하시다. 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시고 다음 시즌에 대해 쿠바를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비행 시간이 너무 길면 선생님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고민하는데 선생님들이 더 의욕을 보이시고 계신다"고 웃었다.

반복되는 설정에 대해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어떤 특별한 장치나 사람이나 구성을 넣는 것은 돌이켜 보면 '꽃할배' 답지 않는 것 같다. 그건 선생님들도 시청자들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상업적인 면에서 한 발짝 물러난 프로그램이다. 만약 우리가 계산을 했다면 여러 장치, 사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꾹 참았다. 어쩌면 밋밋하겠지만 어르신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어가는게 제작진의 의무인 것 같다. 심심하게 느껴지더라도 정공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여행을 떠난 배우들이 여행지에서 펼쳐지는 만남과 기상천외한 여행기를 담은 tvN 인기 예능 시리즈다. '꽃할배' 원년 멤버인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서진과 새로운 멤버 김용건이 출연하며 '꽃할배' 시리즈를 이끈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오는 29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 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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