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어바웃타임'에는 1%의 의리만 남았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6-27 09:1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어바웃타임'에는 1%의 의리만 남아있다.

심심하고 지지부진하다. 이제는 누가 생을 마감하든 크게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이 사실만으로도 드라마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생기는 것. 지금 방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어바웃타임'(추혜미 극본, 김형식 연출)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나날이 절절함으로 흘러가는데 시청자들은 '의리'로 드라마를 본다는 얘기를 한다. 뭐가 문제가 됐을까.

사실 '어바웃타임'은 멜로물이다. 수명 시계를 보는 능력자가 등장한다는 것 외에는 평범하고 평범한 멜로와 다름이 없다. 여기에 과거 돈 많은 집의 딸이었던 주인공이 재벌가의 셋째 아들인 남자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도 여타 로맨스 드라마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스토리에 해당한다. 이 점이 시작 전부터 우려포인트였다. 과연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이 멜로를 어떻게 '흥미롭게' 그려낼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였다.

방영에 앞서 진행됐던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식 PD는 16부작을 어떻게 멜로로만 이끌어나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순수 멜로처럼 보이지만, 판타지 요소와 이들이 운명처럼 엮인 부분들을 드라마 안에서 너무 판타지적이지않고 현실적인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명시계 설정에 대해 언급하며 " 또 하나는 수명시계라는 것이 남아있는 수명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인물들이 나오게 된다. 그 인물들을 통해 죽음을 앞두고 당사자나 가족이나,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이나 어떻게 그 것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부분들도 이 이야기에 담겨있다. 판타지 로맨스라고 해서 로맨스를 많이 보여드렸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여타 드라마와 차별점은 '수명시계' 뿐이라는 얘기인데 이 요소가 드라마 속에서 흥미롭게 다가와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어바웃타임'은 아직까지 수명시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모양새다. 주인공인 최미카(이성경)의 수명은 이도하(이상윤)을 만나면 멈추거나 늘어나고, 그 대신 이도하의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이 첫 번째 활용 요소이자 마지막 요소였을 뿐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수명시계를 보는 능력자이자 수명이 남아있던 오소녀(김해숙)의 사망 소식이 추가되며 극적인 요소를 심어줬지만, 여전히 '의리로 본다'는 반응만이 남았다.

'어바웃타임'은 시작 이후 꾸준히 1%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작이 0%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시를 잊은 그대에게'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치다. 원인은 간단했다. 멜로는 심심했고 이에 대한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신여성이자 걸크러시 캐릭터에 가까웠던 배수봉(임세미)을 사랑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제는 배수봉의 집착까지도 무섭다는 반응.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캐릭터까지 집착으로 물들이는 스토리에 일부 시청자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어바웃타임'은 12회를 지나쳤다. 12회 시청률은 1.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다. 앞으로 4회 분량이 더 남은 상황이지만, 1%의 시청자들은 뒷 이야기에 대해 오소녀의 사망소식 만큼의 관심을 쏟아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어바웃타임'은 앞으로도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최미카와 이도하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4회 분량을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1%의 시청자들은 남은 4회도 의리를 지킨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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