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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31)이 래퍼 '심뻑'으로 변신한 것에 대해 "무리수를 유리수로 만들려고 나 자신을 학대했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박정민은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며 연기 천재로 인정받았다. 충무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대세'로 떠오른 박정민.
올해 1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에서 서번트증후군 진태 역을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받은 그는 이번에도 래퍼 심뻑으로 파격적인 도전을 시도해 눈도장을 찍는다. 학수의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직접 랩 가사를 직접 쓰고 '변산' 크랭크 인 2개월 전부터 시작해 후반 작업을 위한 녹음까지 약 1년 가까이 랩 연습에 몰두한 박정민. 래퍼 얀키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한계 없는 충무로의 미래임을 또 다시 입증했다.
이어 "매번 시나리오에 빠져 출연을 결정했는데 막상 촬영을 들어갈 때면 어려운 미션들이 있어 후회했다. 늘 후회하고 힘들어한다. 이제는 '이게 내 팔자구나' 체념하는 단계다. 계속 도전하고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하는 성향인데 그런 내 성향이 연기에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며 "사람들은 이런 내게 '그걸 네가 왜 해?'라고 말하는데 또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상하다. '왜하긴? 재미있으니까!'라고 답답한 마음에 외치고 싶은 적도 많다. 물론 나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에 건네는 말이기도 하지만 막상 들으면 정말 속상하다. 나라고 왜 고생을 사서 하고 싶겠나? 실제로 나를 보면서 '박정민 넌 또 왜러니'라며 질타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아주 잠깐 이런 푸념이 끝나면 또 재미에 빠져 열심히 하게 된다. 내가 배우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때로는 이런 무모한 도전을 시도할 때마다 무섭기도 하다. 일단 재미있어서 시작은 했는데 점점 일이 커지는 기분을 순간순간 느끼기도 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위해 피아노를 배울 때도, '변산'을 위해 랩을 배울 때도 '박정민 넌 왜 출연을 결정하기 전에 생각을 못하느냐'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 그 순간 뿐, 캐릭터에 빠지면 도전을 안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이 시간이 정말 괴롭고 힘들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영화를 만들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영화를 본 관객 중 반이라도 우리 영화를 좋아해주면 성공했다 여기는데 그럼에도 평가를 받는 입장이라 조마조마하고 불안하다. 열심히 숙제를 해갔는데 선생님 앞에서 검사할 때는 긴장하는 마음과 같은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 김고은, 장항선, 정규수, 신현빈, 고준, 김준한 등이 가세했고 '사도' '동주'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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