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우주적 막장 부조리 블랙코미디가 온다,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6-19 16:59



어느 평온한 저녁,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당신의 행복한 일상이 한 순간에 박살난다면?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한 소시민의 삶이 강입자 가속기 안에 던져진 입자처럼 맹렬히 가속된다. 그리고 마지막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도대체 왜?

삶의 본질적인 부조리함을 유쾌하고 발랄하고 엽기적으로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가 7월 6일부터 7월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작인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에서 강박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독특한 언어와 엽기적인 웃음, 신선한 무대연출로 신랄하게 풍자해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석지윤 작가와 이동선 연출 콤비가 전 우주적인 스케일의 거대한 농담 하나를 들고 돌아왔다.

어느 평온한 저녁, 아내 고분자는 생일을 맞아 즐거워하는 남편 이원자에게 갑자기 이혼을 통보한다. 이원자는 결혼서약을 들어 이혼을 거부하지만 막무가내의 고분자 앞에 할 말을 잃는다. 이원자는 아들의 이혼소식에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말을 고분자한테 전해 듣고 급히 집을 나서다 고분자의 내연남과 맞부딪친다. 사내는 자신의 집처럼 이원자의 집에 눌러 앉아 버리고 이원자는 그의 뻔뻔하고 파렴치한 말과 행동에 질려 폭발하기 직전까지 몰려가는데….

기계처럼 일만 하면서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착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주인공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생일날. 모두가 그를 죽이려 달려든다! 한 평범한 남자의 행복한 생일에 떨어진 날벼락. 온 우주가 나를 죽이려 해! 이 모든 것은 '나의 운명'인가? 아니면'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인가? 과연 이 엽기적인 파국의 결과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파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시작으로 이어지는 화이트 홀이 될 것 인가.

드라마 '밥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몰상식한 직장 상사로 주목받은 이화룡 배우가 소심한 주인공 이원자 역을 맡았다. 여기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에서 빌리의 아버지로 뜨거운 감동을 선사 했던 팔색조의 배우 최명경이 마초적인 사내 역으로 사차원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배우 김양지가 독특한 정신세계의 아내 고분자로, 영화와 연극에서 왕상하게 활동하며 카리스마와 개그감 넘치는 배우 최영도가 어처구니없는 노인 킬러역을 맡아 열연한다. 대학로 4명의 명품 배우들이 최고의 시너지로 막장 부조리 상황 블랙코미디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