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평] 어드벤처 한 우물 판 퀀틱 드림, 신작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호평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5-29 09:07





가까운 미래, 안드로이드가 보편화 된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구현한 게임이 5월 25일 정식 발매됐다. 프랑스 게임 제작사 퀀틱 드림(Quantic Dream)에서 개발한 어드벤처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하 디트로이트)'은 안드로이드가 일상화된 2038년 미국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주인공 세 명이 겪는 이야기를 영화처럼 그려냈다.

'디트로이트'는 사이버라이프라는 회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가 일상화되면서 실업률이 37%를 넘은 미국을 묘사하고 있다. 청소부, 집배원, 배전공 같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뿐 아니라 스포츠, 연예계에도 안드로이드가 진출한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높은 실업률로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 세계다.

이 세계에서 안드로이드는 인간 대신 위험하거나 힘든 일을 하지만 대우가 좋지 못하다.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탑재해 인간과 유사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생명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물처럼 취급된다. 버스 탑승 시 인간은 의자가 놓인 앞자리에 타지만, 안드로이드는 뒤쪽에 화물처럼 가지런히 서서 타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반대하는 시위는 꾸준히 일어나고, 대부분 가게나 식당은 안드로이드 출입을 거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유 재산도 소유할 수 없으며, 인간이 내린 명령에 순종하고 따라야 할 뿐 의문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세계는 마치 과거 미국에서 자행된 노예제와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시절을 보는 듯하다. 특히 버스에서 사람과 안드로이드 탑승 지역을 구분하는 내용은 미국에서도 실제로 백인과 흑인 좌석을 분리한 일과 유사하고, 가게나 식당에서 '유색인종 출입 금지'를 내걸던 모습과 비슷하다.

이렇게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구별되고, 안드로이드는 어떠한 권리도 가지지 못한 채 물건 취급받는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인 '코너', '카라', '마커스' 세 명은 모두 안드로이드로, 저마다 처한 상황 속에서 유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코너'는 단 하나만 존재하는 시제품으로, '불량품'이라 불리는 안드로이드 이상 현상을 조사하는 수사관 역할을 맡고 있다. '카라'는 고전적인 모델로, 같은 모델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가사 담당 안드로이드다. '마커스'는 일반 모델보다는 조금 더 복잡하고 발전된 형태로 제작돼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다. 유저는 이 세 명을 적절하게 조작해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이어지는 내용이 바뀐다.

또한,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결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사소한 선택이 나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똑같은 장면과 인물이 등장해도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모든 선택지를 개방하고 이야기를 전부 확인하려면 25~30시간 정도를 플레이해야 한다.


지난 4월 24일 한국을 방문한 퀀틱 드림 기욤 드 폰다미어(Guillaume de Fondaumi?re) 공동 설립자는 "'디트로이트'는 매우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미래 또는 오늘날 우리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며 "캐릭터 세 명을 플레이하면서 유저가 내린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크게 달라지는 점이 '디트로이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퀀틱 드림은 지난 20여 년 동안 '인디고 프로페시',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등 어드벤처 게임을 영화 같은 방식으로 제작해 온 개발사다. 이런 노하우를 한데 모은 '디트로이트'는 4K UHD를 지원하는 그래픽과 모션 캡처를 통한 정밀한 인물 묘사, 이야기 전개에 따른 적절한 연출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유저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8.7점으로 호평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트로이트'는 있을 법한 미래를 묘사하면서 치밀한 구성과 눈에 띄는 그래픽으로 전 세계 유저를 사로잡았다"며 "개발사 퀀틱 드림은 어드벤처 장르가 하락세를 그리는 와중에도 꾸준히 어드벤처 장르 게임만 출시해 온 개발사답게, 수준급 연출과 이야기를 선보여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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