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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를 마친 유이를 만났다.
유이의 한승주는 기존 주말극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였다. 결혼을 강요하는 사회에 반발해 데릴 남편을 들이고, 너무나 순수한 오작두의 면모에 조금씩 마음을 열며 진짜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에만 목 매는 민폐 여주가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고 사회에 당당한 신여성이었다.
"처음에는 '난 남자 없이 잘 살아' 였는데 정말 큰 사고가 터졌다. 내가 자는 침대에서 나를 타겟으로 둔 살인 사건이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남자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그렇다면 내가 남자를 살게' 라는 거였다. 대사 중에도 '왜 결혼 안해? 하자있어?'하는 말도 있었다. 정말 화가 나더라. 정말 작두 같은 남자가 있고 사랑을 느낀다면 결혼하지 않겠나. 그런데 그런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런 걸 강요하지 않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드라마를 좋아해주시는 시청자분들도 작두 같은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였지 결혼해야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좋았다. 남자분들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반성을 하셨다더라.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가 드시지도 않는 양갱을 자꾸 사다주시고 집안일도 하시고 내가 김작두라고 하시더라. 야구 선수분들도 작두처럼 해야겠다는 말을 하셨다고 하더라. 힐링 드라마라는 말을 들으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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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두 오빠가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후반에 일주일동안 양평에 묶어놓고 둘이 하는 신이 많았다. 액션팀이 있었는데도 우리가 거의 다 했다. 나는 요령을 몰라서 넘어지는 건 진짜 넘어지고 맞는 건 진짜 맞았다. 작두 오빠는 액션을 하셨던 분이라 보시기에는 '바보같지만 열심히 하는구나' 하신 것 같다. 처음에는 되게 신기하게 보셨다더라. 나는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해야 속도 시원하고 다음 신의 느낌을 알기도 한다. 요령도 몰랐다. 오빠가 디렉션이 부족할 때마다 도움을 많이 주셨다. '연기자는 너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시청자가 들었을 때 도 더 감동이 와야 한다'고 하셨다. 작두 오빠랑 신을 할 때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도 처음으로 너무 감사한 분한테 뭔가를 더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기도 하고 끝난 게 아쉽기도 하다. 나한테 처음에 '화면이 낫다'고 장난도 치셨다. 내가 NG내면 '집에 빨리가야 하니까 NG 한번만 더 내면 혼낸다'고도 장난치셨다. 처음에는 장난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됐는데 나중에는 장난이라는 걸 알고 같이 장난쳤다."
이번 작품을 통해 유이가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멜로 케미로 처음 큰 호평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결혼계약'이란 작품이 너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니까 '나는 정말 감정적인 연기밖에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특히 '맨홀'은 나도 로코에 도전한 거였는데 시청률이 안 나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원하는 건 전에 했던 것처럼 꿋꿋하고 그런 연기를 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솔직히 했었다. 나는 '남녀케미보다 걸크러시한 모습을 원하시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승주가 걸크러시 하면서도 작두랑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서 나도 남자 배우랑 어울리는구나 하는 희망을 얻었다. 다음에는 기회가 되면 아예 새로운 악역도 해보고 싶고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많다."
그렇다면 '데릴남편 오작두'는 유이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을까.
"돌이켜 보면 나한테는 어쩔 수 없는 추억인 것 같다. 작품 끝날 때마다 똑같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추억인 것 같다. 힐링 됐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