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블루홀, 인기 IP에 계속 공을 들이는 이유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8-05-21 08:16


'FIFA 온라인 4'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리니지M'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새롭게 변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리니지M'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이언쓰론'

게임이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젊은 세대뿐 아니라 30~40대까지 유저층을 늘리는 등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산업군에 쏠리는 관심은 상당하다. 특히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 등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현재와 미래 주가에 대한 전망이 연일 쏟아져 나온다. 경제, 사회, 문화 등 대부분의 분야에 대한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블루홀 등 대형 게임사들은 최근 잇달아 신작을 중심으로 하는 각자의 올해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넥슨과 엔씨, 블루홀 등 3개사는 기존 인기 IP의 확대 재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고의 '캐시카우'를 계속 살려나가며 새로운 길을 도모하는 방편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올 1분기에서 분기 기준 매출 최고액을 또 다시 경신하며 사상 최초 연매출 3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는 넥슨은 지난 17일부터 'FIFA 온라인'의 최신 시리즈인 'FIFA 온라인 4'의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는 6월 14일 개막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출시 시기를 조절할만큼 온오프라인 축구팬들을 겨냥하고 있다. 사전등록 참여자수만 500만명을 돌파하며, 오랜만에 온라인게임의 판을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적화한 개선된 엔진을 장착해 향상된 그래픽과 사실감 높은 플레이 체감으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또 PvP 대전 시 '전략수비' 방식을 채택, 새롭게 추가된 '팀 전술'과 '개인 전술', '감독 선호 포메이션' 등을 활용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밖에 자신만의 특별한 팀을 구성할 수 있는 '대표팀 모드'는 '급여(샐러리캡)' 시스템을 도입, 정해진 급여 한도 내의 동등한 조건에서 전략적으로 스쿼드를 구성하고 경기를 진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단 출시 직후인 17~18일에는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7%대로 '오버워치'를 제치고 3위까지 오르며 예전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 러시아 월드컵과의 시너지 효과를 받았을 때는 '배틀그라운드'와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구축중인 2강 체제를 뒤흔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시 서비스중인 전작 'FIFA 온라인 3'을 오는 8월 중단시킬 정도로, 'FIFA 온라인 4'에 대한 넥슨의 기대감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년 동기 대비 98%의 증가세임에도 불구, 전 분기 대비로는 11% 감소한 1분기 매출 결과를 발표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조원 매출 돌파를 이끈 '리니지M'의 리뉴얼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숱한 라이벌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픈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중이지만, 콘텐츠 노후화로 인한 감소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온라인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에 그대로 이식한 '리니지M'으로는 국내와 대만 정도를 제외하고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것도 이유라 할 수 있다.

지난 15일 열린 '리니지M' 서비스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직접 밝힌 포인트는 새로운 클래스를 도입하고 그래픽을 업데이트 하는 등 전작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게임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20년 가까이 서비스를 하면서도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MMORPG라는 타이틀을 보유하며 활발히 서비스가 되고 있는 '리니지'의 존재감은 충성도 높은 유저층 덕분이다.


'리니지M' 덕분에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MMORPG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리니지2 M', '아이온 템페스트' 등 기존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신작을 개발하는 동시에 최신 트렌드와 기술력을 반영, '리니지M을 업그레이드를 시키면서 일종의 '청출어람'을 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김택진 대표가 "지난 1년간 더 화려해질 수도, 더 새로워질 수도 있었지만 '리니지'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왔다"며 "지난 1년간 유저들의 호응과 사랑을 자신감 삼아 이제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기존 '리니지'를 뛰어넘어 '리니지M'만의 독창성으로 새롭게 무장, 글로벌에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리니지'에는 없는 신규 클래스 '총사'가 등장하고, 그래픽은 풀 HD급으로 개편한다. 또 대표 콘텐츠인 '드래곤 레이드'도 공개된다. 이밖에 일본과 중국, 북미 시장을 겨냥한 '리니지M'의 글로벌 버전 개발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빅히트 덕분에 주요 게임사로 급부상하며 올해 상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블루홀은 개발사인 펍지주식회사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지난 16일 한국과 일본에 동시 출시했다.

중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지만 기존 온라인 혹은 콘솔에서만 즐길 수 있던 '배틀그라운드'를 이제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출시 하루만에 한국에선 200만, 일본에선 1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단숨에 양대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또 블루홀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제외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동시접속자수가 1000만명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장르인 '포트나이트'와 경쟁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다소 모바일 출시가 늦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이기에 기존 버전들과 더불어 상당한 상승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당히 감소한 넷마블은 기존 주요 매출원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완할 인기 신작의 부재가 뼈아팠다. 넥슨과 지난해 매출 수위를 다퉜던 넷마블은 우선 지난 16일 모바일 전략게임 '아이언쓰론'을 출시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전세계 251개국에 동시 출시한 '아이언쓰론'은 국내에선 마이너한 장르이지만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전략게임이기에 2분기 실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은 조만간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하면서 하반기부터 3조원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다시 달린다는 계획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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