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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뜨겁게 '버닝'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파인하우스필름·NHK·나우필름 제작)이 아쉽게도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은 '버닝'이기에 이번 칸의 선택이 더욱 아쉬운 순간이다.
'버닝'을 향한 기대는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칸영화제 후반부에 접어든 지난 16일 밤(현지시각)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공개된 '버닝'은 약 5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마스터피스'라는 호평을 얻었다. 이를 입증하듯 스크린데일리, 아이온시네마, ICS필름 등 권위 있는 영화 전문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다. 특히 칸 영화제 공식 지정 영화지인 스크린데일리는 '버닝'에 영화지 역사 사상 역대 최고 점수(4점 만점의 3.9점)를 선사하기도 했다. 물론 최근 들어 영화지의 평점이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버닝'만큼은 낭보를 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버닝'의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언론과 평단의 기대와 달리 올해 심사위원들은 가족, 여성의 시각에 초점을 맞? 것. 칸영화제는 방황하는 청춘을 이야기 한 '버닝'이 아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안겼다. 그리고 '버닝'은 칸영화제 폐막식에 앞서 전 세계 권위있는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국제비평가협회상과 미술, 음악, 촬영 등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에게 수여하는 벌칸상(신점희 미술감독)을 수상했다. 다만 정작 '버닝'과 이창동 감독은 뜨거웠던 호평, 찬사와 달리 칸영화제에서의 본상을 단 한 개도 받지 못했다.
칸영화제는 올림픽이 아니다. 그리고 더욱이 수상 여부가 영화의 질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이창동 감독과 '버닝'의 칸영화제 도전은 영화 전부터, 그리고 영화가 공개된 이후에도 뜨거운 반응이 계속됐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혜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를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출연하고 '시' '밀양' '오아시스' '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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