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칸 인터뷰]"의미와 용기"…유아인·스티븐연·전종서에게 '버닝'이 남긴 것(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5-19 09:34



[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영화 '버닝'의 주역인 유아인, 스티븐연, 그리고 전종서. '버닝'은 이들에게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밝게 해준 훌륭한 작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마스터피스였다.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도 모자라 전 세계 유수의 작품을 재치고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복귀작 '버닝'(파인하우스필름 제작). 이창동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는 18일(현지시각) 오전 프랑스 칸 마제스틱 비치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현 시대를 사는 공허하고 무기력한 청춘인 주인공 종수 역을 맡은 유아인은 '버닝'은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갈증을 해갈하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묵은 때까지 벗겨준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저의 흥행작들에서 전 익스트림한 인간을 연기하고 또 스트림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를 했어요. 또 그런 캐릭터들로 사랑받다보니까 저도 관객들도 제가 그런 화려한 연기만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전 이전에 '완득이'(2011, 이한 감독)라는 작품도 했었고 화려하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는 작품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최근 제가 했던 작품, 특히 드라마 현장은 감정의 파장을 최대한 크게 보여줘야 하는 스포츠 경기장 같은 형장이 많았죠. 종수처럼 내면의 울림을 표현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어요. 이런 부분은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그러다가 이런 방식으로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 '버닝'을 만나서 정말 행복해요. 제가 가진 갈증이 해갈되고 묵은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었죠."

또한 유아인은 '버닝' 이후 앞으로 하게 될 작품 선택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좋은 시나리오를 받고 싶죠. 전에는 힘차게 달렸다면 지금은 조심스럽게 정성스럽게 내딛고 싶어요. 제 커리어 관리가 아니라 그게 관객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요. 과거에는 내가 연기한 캐릭터에 피드백을 스스로 평가하고 내가 했던 캐릭터에 대한 판타지를 빨리 깨고 그걸 넘는, 또 다른 걸 보여드리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종수에 대한 잔상을 오래 간직하셨으면 좋겠어요."
스티븐연은 '버닝'을 '나에게 용기를 준 작품'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제가 이 작품이 일종의 용기를 주는 영화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이창동 감독님이 제가 영화의 해석할 수 있게 열어주셨기 때문이에요. 벤의 감정이나 외로움을 감독님이 일일이 설명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벤이 느끼는 외로움이 제가 스스로 느끼도록, 느껴서 소화하도록 하게 해주셨어요. 저라는 사람이 벤과 백프로 똑같을 순 없지만 저도 이 벤을 이해할수있도록 감정을 느끼려고 했죠. 감독님께서 벤 성격의 미묘함을 저와 맞춰서 만들어나가는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셨어요."

생애 첫 영화 '버닝'으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게 된 전종서는 '버닝'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때 그 갈증을 해소 시켜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뭔가에 항상 굶주려 있는 해미처럼 저도 항상 굶주려있어요. 연기에 사람에 사랑에 외로움에 미에 꿈에 과거에 굶주려 있었죠. 그런데 누구나 그런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면서도 실행은 하지 못하는데 해미는 그걸 실행하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전종서는 '버닝' 촬영을 떠올리며 "좋은 분들과 인간적인 소통을 하며 만든 작품에 일원으로 속할 수 있다는 게 내겐 너무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님의 영화를 함께 하면서 정말 보고배운 게 많았고 이 영화를 통해 받은 영화는 앞으로 제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해요."

한편, '버닝'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되자마자 유력 영화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고 세계 영화인과 언론의 극찬을 이끌며 황금종려상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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