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칸] '버닝' 오늘 칸 공개…기립박수로 논란 잠재울까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5-16 08:24



[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칸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연속적으로 불거진 주연배우들의 논란으로 예상치 못한 몸살을 앓은 '버닝'(이창동 감독, 파인하우스 필름 제작)이 오늘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다. 과연 '버닝'이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논란 마저 잊게 할 호평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 '버닝'이 16일 오후 6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진행되는 월드 프리미어 공식 상영회를 통해 공개된다.

이날 상영에 앞서 진행되는 레드카펫 행사에는 이창동 감독을 비롯한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가 참석한다. 하루 전 날인 15일 이창동 감독, 유아인, 전종서가 프랑스 칸으로 출국했고 미국에서 출발하는 스티븐연은 현지에서 합류했다.
앞서 '버닝'은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외 영화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창동 감독이 '칸이 사랑하는 대표적 감독'으로 꼽히는 만큼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버닝'은 예정된 '꽃길'만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버닝'의 칸 행은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 이었다. 주연 배우인 스티븐연과 전종서가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며 대중의 분노를 자아냈던 것. 시작은 스티븐 연이었다.
스티븐연은 지난 13일 SNS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 '메이헴'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이 욱일기 의상을 입은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 한국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영어로 올린 사과문을 통해 '반성'이 아닌 '변명'의 뉘앙스를 풍겨 더욱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스티븐 연은 2차 사과문을 올렸지만 그를 향한 네티즌의 비난은 더욱 거세져만 갔다.전종서는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과 함께 프랑스 칸으로 출국하면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공항에 영광스러운 칸 출국길을 취재하기 위해 나선 취재진의 사진에 불쾌한 듯 보이는 표정이 고스란히 담긴 것. 유아인 이창동과 달리 전종서는 굳은 표정으로 옷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종서의 소속사 마이 컴퍼니 관계자는 "모든 것이 처음인 친구이다 보니 현장에서 취재진을 보고 당황, 서투르고 미숙한 행동을 보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두 사람은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공식 상영 이후 18일에 칸 현지에서 진행될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 불참한다. '버닝' 측은 한국 기자단에게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는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만 참석한다"고 통보했다. '버닝' 측은 "전종서는 23일부터 국내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스티븐 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보통 칸에 초청된 한국 영화의 주연 배우들은 칸 현지에 있는 한국 기자단들과 인터뷰를 통해 칸 입성 소감 등을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서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공작' 팀 역시 12일 영화 '광대들' 촬영으로 인해 칸 영화제 참석하지 못했던 조진웅을 제외한 윤종빈 감독,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모두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칸 영화제에 참석했음에도 배우들이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스티븐연은 앞서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로 지난 2017년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한국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어 있다. 더욱이 한국 매체 인터뷰에는 불참하는 두 사람이 모두 국내에서 일어난 논란에 대해 알지 못하는 해외 기자단이 참석하고 진행하는 17일 페스티벌 TV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는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논란을 더욱 키웠다.

배우들이 만든 논란과 인터뷰 불참 등으로 뼈 아픈 이슈를 생산한 '버닝'이 16일 칸 공식 상영회 이후 논란 마저 잊게 할 극찬을 이끌 수 있을지, 더 나아가 수상까지 이어질지 국내 영화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한편, '버닝'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3년 1월 발표한 짧은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작품으로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 벤, 해미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버닝' 포스터,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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