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독전' 조진웅X류준열X故김주혁, 지금껏 본적 없는 독한 연기의 끝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5-15 16:56


영화 '독전'의 언론시사회가 1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조진웅과 류준열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1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조진웅과 류준열, 그리고 고(故) 김주혁까지. 지금껏 한국 영화사에서 본적 없는 독한 연기의 끝이 스크린을 통해 펼쳐졌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 용필름 제작).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독전'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실체 없는 조직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형사 원호 역의 조진웅, 버림받은 마약 조직원 락 역의 류준열, 마약조직의 임원인 선창 역의 박해준, 마약조직의 숨겨진 인물인 브라이언 역의 차승원, 그리고 이해영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독전'은 여러 장르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해온 이해영 감독과 '친절한 금자씨'(05, 박찬욱 감독) '박쥐'(09, 박찬욱 감독)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등을 통해 남다른 스토리텔링 능력을 선보여온 정서경 작가의 협업으로 완성된 갱으로 제작 단계부터 입소문이 난 작품이다. 5월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가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독전'은 소문만큼 하나의 타깃을 좇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빈틈 없는 열연을 펼치는 명배우들의 조합을 선보였다. 조진웅을 주축으로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차승원, 고 김주혁까지 그야말로 충무로에서 본적 없는 독한 연기의 끝을 펼친 이들은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여기에 강렬한 액션과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진 '독전'은 여타 다른 범죄극과는 차별화된 매력과 '비주얼버스터'다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또한 '독전'은 올해 상반기 개봉한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조근현 감독)에 이어 지난해 충격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의 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극 중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으로 특별출연한 그는 강렬한 악역으로 등장,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책임지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주혁 생전 마지막 연기 혼을 불태운 작품 '독전'을 통해 관객과 영원한 작별을 고하게 됐다.


'독전'에서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류준열은 "가장 강렬한 변신이었다. 늘 작품에서 선배들에게 배우려고 하고 있고 배우로서 연기하면서 너무 행복하다. 사실 많은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만난 조진웅 선배는 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특히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조진웅 선배는 워낙 많은 작품과 경력이 있는데 자칫 지칠수도 고민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조진웅 선배는 '독전'에서 즐기고 있고 행복해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가야할 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존경을 표했다. 이에 조진웅 역시 "류준열을 보면서 후배지만 젊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화답했다.

또한 조진웅은 실체 없는 악을 쫓는 캐릭터의 의도에 대해 "시나리오를 볼 때 원호가 무엇 때문에 끝을 쫓아가는지 이해가 안됐다. 궁금증을 안고 현장에 돌입했다. 지금도 영화를 보면서 '왜?'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분명한 지점은 스스로 '나는 왜 살고 있지?' '나는 왜 배우를 하고 있지?' '내 끝이 어디일까?'라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더라. 표현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 지점과 만나는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나 역시 계속 질문했다. 분명한 것은 원호의 집착은 우리들 모습이고 나의 모습이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독전'의 많은 악의 축 중 하나였던 박해준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평소의 모습과 전혀 다른, 내 안의 다른 모습을 꺼내는게 즐거웠다. 이런 모습을 이해영 감독과 같이 표현하고 상의하는 게 신났다. 이렇게 말하면 원래 내 모습을 의심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즐겁게 촬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악역을 연기한 차승원은 "원래 착한 사람이고 올바른 사람이지 않나? 영화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역할이 특별출연이었다. 내가 해야할 몫이 정확히 정해진 연기였다. 이런 좋은 환경에 안착됐다는 안도감으로 위안을 삼은 영화였다. 캐릭터에 대해 이해영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현장에서 재단하고 고쳐 세우는건 감독의 몫이었다. 처음 생각했던 캐릭터와 완성된 영화 속 캐릭터는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이해영 감독이 잘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작과 전혀 다른 연출 색을 펼친 이해영 감독은 "지금까지 내 작품의 색깔과 전혀 다르다. 그렇게 봐준다면 감사할 것 같다. '독전'이란 영화 자체를 꿈꾸게 된 것 같다.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썼던 뇌 근육이 있었는데 이 작품으로 새로운 뇌 근육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독전'을 제안 받았을 때 큰 영감을 받았다"며 '독전'이 센 수위에도 15세 관람가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자극적일 수 있는 설정이 시나리오에 있었다. 감독이 표현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작업했다. 편집할 때도 충분히 원하는 방향으로 작업했다. 자극을 위한 자극적인 설정은 지양하려고 한다. 센 설정은 있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한 지점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영화는 쉼표가 없는 영화다. 이런 인물을 계속 따라가면 어느 순간 도착 지점이 있을 것이다. 물론 중간에 잠깐의 휴식을 취할 환기 장면이 있다. 또 음악으로 시원하게 환기시키려는 의도는 있었다. 쉼표 없이 달려가는 것이 스스로는 상업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게 감독으로서 관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전'은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가세했고 차승원, 고(故) 김주혁이 특별출연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페스티발'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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