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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방송인 박재민(35)이 쇼양(예능과 교양을 섞은 프로그램)계 최고의 혀섹남(혀가 섹시한 남자)으로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앞서 박재민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KBS 해설위원으로 스노보드 해설에 참여, 지난 2월 12일 진행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전 중계 해설도 맡아 하며 올림픽을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전문적인 스노보드 지식을 전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해설로 시청자들의 귀를 편하게 했고, 적재적소 애드리브들 가미해 방송 내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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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은 "'외계통신'을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웃기지 않아도 된다는 지점이다. 나는 실제로 정말 웃기지 않은, 일명 진지남이다. 최근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했는데 그때 내게 '핵노잼'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만큼 나는 재미없는 사람인데, 그래서 쇼양인 '외계통신'을 택했다. 웃기려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이고 예상치 못할 때 간혹 재미가 터지는 스타일이라 이 프로그램과 아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계통신'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가득한 박재민은 시청자를 대신한다는 마음으로 녹화 전 던져진 주제를 적어도 약 30시간 정도 공부한다는 후문. 논문은 물론 이슈를 다룬 뉴스를 찾아보며 여러모로 그 주의 주제를 공부해 녹화에 임한다고.
"공부를 안 할 수 없죠. 주제가 정해지면 녹화 때까지 틈틈이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시간으로 따지면 20시간에서 30시간 정도 자료를 찾아보고 배우는 것 같아요. 상식만으로도 녹화에 임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외신들과 함께 토론하는 자리이고 또 시청자의 궁금증을 대신 답해야 하는 역할인 만큼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게 또 제 소임인 것 같기도 하고요. 연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죠. 제가 어떻게 공부하고 고민하느냐에 시청자가 작품을 받아들이는 지점도 달라지죠. 배우가 연기를 어떻게 오래 씹어 먹느냐에 따라 시청자가 느끼는 감정의 폭도 달라지는 것처럼요. 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배우로서 직무유기 아닐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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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연기의 정석을 보는 듯한 기본기 탄탄한 박재민. 마치 '엄마 친구 아들'을 보는 듯 반듯한 노력 형 모범생이었다. 그는 늘 새로운 주제를 도전하고 공부하며 배우는 게 인생의 낙이라고. 이런 성향은 학창시절 때부터 지금까지 고스란히 이어온 자신만의 철학이기도 했다.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어요'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박재민은 사실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고 여기에 행정대학원 정책학과에서 석사 학위까지 받은 엘리트다. 이런 이유로 박재민은 한때 서울대 출신 배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실제로 '외계통신' 제작진도 인정한 '혀섹남'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혀섹남이라고 하기엔 제가 전혀 섹시하지 않은 것 같아요(웃음). 최대한 시청자가 듣기에 이해하기 쉽고 또 자세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부분이 호감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칭찬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하하. 아무래도 다른 연기자가 갖고 있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고 또 그 부분에서 조금씩 인정을 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죠. 예전엔 방송일을 할 때 '서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너무 부담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한동안 프로필에 출신 학교를 모두 지우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계속 매체나 방송을 통해 언급됐어요. 이런 부분을 언급하기 꺼려하고 피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그런 부분이 시청자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한 것 같더라고요. 요즘엔 억지로 숨기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게 됐어요. 스스로 부담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려고 하고 태도도 바뀌다 보니 대중들도 예전보다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오롯한 박재민으로 다가가니 더욱 반겨주셨죠. 있는 제 모습 그대로, 꾸밈없는 연기자가 또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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