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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믹스나인'은 한 여름에 값비싼 오리털 파카를 팔았다.
손님이 없는 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의 주 고객은 연습생들에게 애정을 쏟고, 표를 던지며 열렬하게 환호해줄 '팬'들인데, 이들은 이미 앞서 초대박을 친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를 통해 굶주린 배를 채운 상황이었다.
그렇다 보니 시청자들은 손님이 아닌 구경꾼이 됐다. 관심은 가졌지만 애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점이 치명적이었다.
YG가 제작한 '믹스나인'이 대망의 첫 방송을 시작한 날짜는 2017년 10월 29일. 앞서 '프듀2'가 같은 해 6월 16일 종영했고, 이후 여기서 파생된 그룹들이 대거 데뷔했으며 워너원은 8월 7일을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팬질'을 해줄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고 새로운 연습생들에게 마음을 열어줄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서바이벌 포맷의 경우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키다. 누군가를 응원하게되면서 생기는 애정과 관심도가 프로그램적으로 이어지면서 시너지가 만들어진다는 것인데, '믹스나인'은 이 것을 놓쳤다.
'관심'은 '발견'으로 이어지고 '발견'은 '애정'으로 연결되는데, '애정'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프로그램 초반 관심을 끄는 것은 성공적이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1'를 론칭한 한동철 PD가 있었고, 최고의 가요 기획자로 손꼽히는 양현석 대표가 있었던 터. 그가 전국의 가요 기획사를 돌며 직접 연습생들을 만난다는 점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마음에 품은 아이돌이 있었다. 이에 관심은 애정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그나마 있었던 관심 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가장 뜨거워야 할 파이널 생방송에서 가장 차가운 성적표를 받게 된다.
관심이 사라졌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지점. 이에 마지막 성적표에 이름을 올린 TOP9의 데뷔가 무산되고 말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일 "큰 주목을 못 받았다"며 공식적으로 이들의 데뷔가 무산됐음을 알렸다. 대국민 사기극이었느냐는 비난도 일었지만, YG 측도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픈 결정이었을 테다. 기획사들 역시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기약 없는 활동보다는 각자의 소속사에서 팀을 꾸려 활동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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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아쉬운 이들은 데뷔조에 들기 위해 피땀눈물을 흘렸던 연습생일 테다. 우진영(해피페이스), 김효진(WM), 이루빈(라이브웍스컴퍼니), 김병관(비트인터렉티브), 최현석(YG), 송한겸(스타로), 김민석(WM), 이동훈(비트인터렉티브), 이병곤(YG).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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