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큰 주목 몸둘 바"… '버닝' 유아인X스티븐연, 칸 수상 낭보 전할까(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5-04 12:0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 영화로서 충무로의 자존심을 지켜준 '버닝'. 수상의 영광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 파인하우스필름·나우필름 제작). 주연 배우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 그리고 이창동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칸 영화제 출국을 앞두고 공식기자회견을 열었다.

거장 이창동 감독, 그리고 유아인·스티븐연 등 명배우의 만남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버닝'은 오는 8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 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유일하게 초청된 한국 영화로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버닝'은 고레아다 히로카즈, 장 뤽 고다르, 지아 장커 등 전 세계 거장 감독들이 연출한 20편의 작품과 함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다투게 됐다.
영화 '버닝'의 칸 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이창동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04/
쟁쟁한 후보들이지만 '버닝'의 수상 가능성에 큰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창동 감독은 내놓는 작품 마다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칸 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바 있으며 전작 '시'(2010)는 제 63회 칸 영화제에서 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이 이번에는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유아인의 수상 여부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린다.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 역시 지난 2010년 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유아인 역시 거장 이창동과 손을 잡고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는 가능성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 과연 '버닝'이 칸에서 어떤 낭보를 들려줄지 영화 팬들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시' 이후 8년간의 공백에 대해 "8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이 않은 시간이고 그래서 저에게도 다음 어떤 영화로 관객을 만나야 하는지 생각이 많았다. 특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고민도 있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저도 자식이 있고, 학교에 있을 때 제 앞의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요즘 젊은 이들에 대해서 같이 고민을 했었고 그런 젊은이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결과가 버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버닝'의 칸 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배우 유아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04/
이어 그는 베일에 둘러싸인 영화의 자세한 줄거리에 대해 "젊은 이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씀드렸는데 젊은 이들이 바라보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일까 생각해봤다. 한국의 현실 뿐 아니라 세계적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젊은 이들은 어쩌면 부모세대보다 못살고 힘들어지는 최초의 세대인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발전해 왔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요즘 젊은 이들은 그런 무력감이나 속에 품고 있는 분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하나의 수수께끼같이 않을까 싶다. 무엇때문에 자신의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지 찾기 어려운 것에 대한 무력감이 내제돼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영화는 그런걸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그런 젊은 이의 상태를 일상에서 마주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하게 보면 유아인이 맡은 종수가 벤(스티븐연)을 만나는데 벤은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라는 점에서 미스터리가 시작되고 벤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따라가는 이야기인데 그 가운데에는 혜미(전종서)라는 중요한 인물이 있다. 결국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종수는 어떤 인물일까라는 새로운 미스터리를 받아드리게 될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유아인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수상 가능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부담스럽다. 몸둘바 모르겠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칸에 가는게 제 개인사가 아니고 영화를 소개하러가는 거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영화를 알리러 가는 거니까 그곳에서 이 알쏭달쏭한 수수깨끼같은 영화를 잘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 '버닝'의 칸 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04/
또한 그는 하루키의 원작 소설과 영화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거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실 원작과는 어떤 요소나 모티브가 되는 지점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한국의 정서를 담은 한국이 배경이 되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며 "하지만 뿌리는 한국에 있지만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될 수 있는 메타포가 있는 작품이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이날 스티븐연은 "한국에 4개월 동안 살면서 한국말도 많이 늘었고 아인씨 종서씨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매일 쉬는 시간동안 감독님이 저를 코칭해주셨다. 지금 한국에 있는 게 참 좋다. 여기에 오는 것도 요즘에는 편안하고 많이 서로에게 배운 것도 많다"며 다른 배우들과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원작과 '버닝'의 차이에 대해 "소설을 읽은 후 시나리오를 읽게 됐다. 원작 소설의 플롯이 굉장히 대단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존경스럽다고 느꼈던 부분은 그 소설의 느낌을 온전히 잘 표현하신 거 같다. 그기로 거기에 새로운 색깔을 더해 새로운 작품을 만드셨다"며 "단편의 스토리가 진행되긴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를 반영해 새로운 색깔을 입힌 작품이다"고 생각을 전했다.
영화 '버닝'의 칸 영화제 출국 전 공식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CGV용산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배우 전종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04/
영화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전종서를 자신을 향한 미디어와 대중의 높은 기대에 대해 "영화 속에 제 모습이 어떻게 관객 여러분들께 다가갈지에 대한 부담은 없는 것 같다. 단지 제가 긴장이 되고 불안함을 느끼는 건 저는 제가 소화하고 있는 스케줄이 처음 겪어보는 거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관심 같은 것들이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당당히 보여드릴 거고 영화에서 보여드린 제 모습도 저의 한 일부이다. 아무튼 영화에 대해서느 ㄴ부담이 없고 앞으로의 스케줄에 대해서는 부담스럽기도 한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닝'은 1983년 1월 발표한 짧은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작품으로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 벤, 해미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다. 오는 5월 16일(수) 오후 6시 30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된다. 국내 개봉은 17일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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