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5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는 국내 상영 외화 사상 최초로 개봉 8일 만에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돌파했다. '인피니티 워'는 마블 코믹스 세계관 속 히어로들이 최강 빌런 '타노스'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역대 최다 예매량인 120만 장, 역대 최고 오프닝인 98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블 코믹스 IP를 활용한 'MCU'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가운데, 마블 코믹스 IP를 활용한 게임도 다양한 장르로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는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이하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4월 30일 밸브 스팀(Steam)을 통해 출시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Marvel End Time Arena)'도 있다.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전투'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마블 코믹스 세계관 속 여러 등장인물이 히어로, 빌런 구분 없이 팀을 꾸려 대립하는 MOBA 게임이다. 마블 코믹스 세계관 속 히어로와 빌런이 돌격, 전투, 사격, 타격, 잠입, 지원 등 6가지 분류로 나뉘어 등장한다. 이미 'MCU'를 통해 친숙한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스타 로드', '아이언 피스트' 같은 히어로나 '타노스', '로키', '불스아이', '그린 고블린' 등 빌런이 총 43명 나온다.
각 캐릭터는 코믹스 또는 'MCU에서 나왔던 모습을 구현한 스킨이 존재한다. 스킨을 바꾸면 일부 스킬도 완전히 다르게 바뀐다. 예를 들면 '베놈'은 기본 스킨과 '안티 베놈' 스킨이 존재하는데, 기본 스킨에서는 적을 공격하는 스킬이 '안티 베놈' 스킨에서는 아군을 치료하는 스킬로 바뀌는 식이다. 이렇게 스킨 변경만으로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렇게 마블 코믹스 세계관을 MOBA 게임에서 구현한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지난해 6월 스마일게이트 자체 플랫폼 스토브(Stove)에서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캐릭터 음성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투박한 모습으로 게임 유저가 많지 않았다.
공개 서비스 두 달이 지난 2017년 8월, 스마일게이트는 간담회를 통해 게임 내 캐릭터 전체 음성 더빙과 밸런스 개선, 그래픽 품질 상향, 매칭 시스템 수정 등 향후 업데이트 내역과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1월까지 유저 소통과 피드백 반영을 목적으로 집중 테스트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전장 리뉴얼, UI 개선 등 예정된 업데이트도 함께 진행했다.
이처럼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는 유저 의견을 수렴한 업데이트와 테스트를 병행했지만, 유저 접속률이 낮은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고 2018년 3월 20일 스토브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을 여기서 끝내는 게 아니라 스팀을 통한 재도약을 시도했다.
스팀은 활성 계정 수 1억3천만 개, 동시 접속자 수 1700만 명을 넘어선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이다. 올해 2월 기준 국내 활성 유저 수는 450만 명을 넘어섰다. 많은 유저 수를 자랑하는 만큼, 검증된 IP와 적절한 게임성만 갖추면 성공을 바라보기 좋은 시장이다. 이 때문에 '마블 엔드 타임 아레나'도 스팀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아직 한국 지역 한정으로 서비스 중이지만, 글로벌 오픈이 예정돼 있어 충분한 성과를 노릴 만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간담회에서 코어 유저, 라이트 유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며 "국내 서비스를 한 번 접기도 했지만, 유저 피드백을 통한 꾸준한 업데이트로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므로 고생 끝에 낙이 오는 '고진감래(苦盡甘來)'를 보여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