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사이의 억압과 갈등' 그린 국립극단의 '얼굴 도둑', 11일 개막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5-02 15:56


◇국립극단의 '얼굴 도둑'에서 유한민 역을 맡은 이지혜(왼쪽)와 엄마 역을 맡은 성여진 배우. 사진제공=국립극단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젊은 극작가전'의 하나로 임빛나 작가의 '얼굴도둑'을 오는 11일부터 6월 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올린다. 2018년 국립극단의 첫 번째 창작 신작인 '얼굴도둑'은 지난해 국립극단이 창작극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발굴한 작품이다.

제12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에 이름을 알린 임빛나 작가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한 심리극으로 자신만의 뚜렷한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얼굴도둑'은 가장 작은 단위의 공동체인 가족,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심리와 내면의 갈등을 예리하게 들여다본다.

세상 모든 사람의 얼굴이 엄마의 얼굴로 보이는 여자, 유한민이 어느 날 잔혹한 방법으로 세상을 떠난다. 유한민을 최고의 딸로 키우기 위해 온 정성을 쏟았던 엄마는 딸의 죽음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엄마는 딸의 죽음 이후 자꾸만 지워져가는 기억을 붙잡고 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외적인 모습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자아와 내면을 비추는 '얼굴'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놓치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서늘하게 담아낸다. 작가는 "자기 자신과 주변을 억압하며 돌보지 않았던 부분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실험적인 젊은 극작가와 연극계를 대표하는 중견 연출가와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박정희 연출은 스스로를 '관념의 세계, 특히 죽음의 문제에 몰입하는 연출가'라고 칭하기도 했는데, '얼굴도둑'을 통해 딸의 죽음을 둘러싼 어두운 이면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배우 성여진, 신안진, 우정원 등이 낭독공연에 이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한층 단단해진 호흡을 선보인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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