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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 본부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닮은꼴 갑질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모습은 4년 전 조 전 전무의 언니인 조현아 본부장의 모습과 데칼코마니처럼 겹친다. 2014년 12월 12일 조 전 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김포공항 내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에 출두했다. 이날 조 전 사장은 취재진과 만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매는 모두 검은색 정장차림에 참담한 표정. 4년 전 조현아 전 본부장도 '사무장 하기와 관련해서 기장과 협의를 했느냐?" "고성과 욕설이 있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하겠다"고만 답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4년 후 동생 조현민 전 전무는 지난 3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리컵을 당사자를 향해 던졌다면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전 전무 측은 "유리컵은 떨어뜨린 것이고 종이컵을 밀쳤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는 당시 언니가 구속되자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실제로 피해자였던 박창진 당시 사무장이 이후 승급 시험인 영어 테스트 점수를 얻지 못했다며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당했다. 입사 22년차인 박 전 사무장은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년 이상 휴직했다고 모든 승무원 자격을 갱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제가 꽤 영어를 잘 하는 편인데, 그걸로 계속 (승무원 자격시험 중 하나인 영어방송 자격을) 탈락시키고 있다. L과 R 발음이 안 된다는 식이다. 또한 시험의 주체가 회사이기에 얼마든지 평가 점수는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장이었던 그는 복귀 후 이코노미클래스에서 승객 대응하는 일을 한다며 "이코노미는 보통 1~3년 차 신입 승무원들이 배치된다. 좌석, 화장실을 청소하고 현장 일을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적법한 절차로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앞과 뒤가 다른 건 자매 뿐이 아니다. 아버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같은 선상에 있다. 4년 전 조현아 전 본부장의 모든 직위를 박탈한다던 조양호 회장은 시간이 지나자 호텔사업본부장으로 복직 시켰다.
이번에도 조양호 회장은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어머니 이명희 씨의 '폭행·욕설' 의혹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파문이 잇달아 불거지자 "자매를 즉시 직책에서 사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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