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김선아 "인생캐 안순진? 종이 한 장에 바로 선택"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04-26 11:20


사진=굳피플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키스 먼저 할까요'를 끝낸 김선아를 만났다.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배유미 극본, 손정현 연출)는 성숙한 사람들의 서툰 멜로를 그린 작품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손무한(감우성)과 그를 사랑하는 안순진(김선아)의 러브스토리를 코믹하면서도 먹먹하게 그려냈다. 특히 최종회에서는 안순진과 손무한이 특별한 하루를 맞이하는 모습과 함께 몰입도 높은 연기가 그려져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김선아는 극중 안순진 역을 맡아 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연기로 '인생캐를 추가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선아는 앞서 김선아, 박복자에 이어 안순진에 이르기까지 공감되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바 있다. 김선아는 시청자를 웃기고 울렸던 안순진을 완성,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를 선사했다. 김선아의 연기에 안방의 찬사도 이어졌다. 극에 활력을 더해줬던 코믹 연기부터 딸을 잃은 엄마의 애끓는 오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배신감을 담은 눈물 연기까지 매회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공감 여신'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김선아는 전작을 하며 '외로웠다'고 밝혔던 바 있다. 김선아는 "이번 작품에선 외로울 수 없었다. 너무 마음이 그랬다. 한 명은 죽는다고 하고, 그때처럼 그런 것은 없어서 재밌기는했다. 전작과는 좀 많이 달랐던 거 같다.

김선아는 '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연기에 대해 "초반에 코미디라기보다는 대본에 나와있는 대로 하려니까 '이거 멜로 아니냐. 멜로인데 왜 그러냐'고 했었다. 초반에 소개팅 나가서도 이상한 노래 부르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다. 대본에 있는 대로 하면 이상할 거 같았다. 초반엔 좀 밝으면서 코믹했던 거 같다. 본격적인 멜로가 시작된 것은 8부 넘어서 9부 정도였던 거 같다. 원래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보다 많이 앞으로 당겨왔다는 얘기는 들었다. 많이 당겨오니까 아무래도 어두워질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마지막으로 가면서 원래 모습을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선아는 세 번째 만난 인생캐 '안순진'에 대해 "캐릭터 이름이 남고, 캐릭터가 기억이 될 수 있는 것은 큰 복인 거 같다. 어떤 OST나 그런 것을 들었을 때 그 장면이 떠오른다든지 그렇게만 하더라도 복인 거 같다. 바닷가를 갔는데 '여기 그런 장면 나왔던 곳 아니야'하면 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예쁜 장면도 너무 많았던 거 같고, 그런 부분에서 너무 좋았던 거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선아는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바 있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선아는 "이번엔 종이 한 장 보고 결정했다. 전작인 '품위녀'의 여운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오래 가서 '이렇게 오래 갈 수 있나' 싶었던 게 있었다. 그리고 빨리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시간이 좀 흐르면서 '내 이름은 김삼순'을 했을 때 저에게 책을 주셨던 PD 언니분이 계시다. 그분이 작품을 하나 주시더라. 그게 때 마침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여섯시 쯤 됐는데 불빛이 보이고 전등에서 나온 불빛이 책에 떨어지더라. 종이 한 장에 설레더라. 그냥 뚜껑을 보고 '키스 먼저 할까요? 나 설레' 이러고는 말도 안되게 이거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언니에 대한 믿음도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되게 오랜만에 글자 인쇄체를 보고 설레였다 만나서 얘기 잠깐 하다가 종이를 보고는 심장이 뛰더라. 뭔지 잘 모르겠지만, 멜로라고 하니까 그냥 느낌에 따뜻하기도 하고 시릴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때는 안에 얘기도 하나도 없었다.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생에 이런 것도 있겠지. 그냥 가자'이런 생각으로 했다. 다 알고 하더라도 잘 안 될 때가 있고, 모르고 하더라도 될 때가 있다. 그건 모르는 거다. 그냥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거 같다"고 말했다.


40부작으로 기획됐던 '키스 먼저 할까요'는 지난 24일 7.4%와 9.1%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마지막까지 짠하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어른 멜로'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lunamoo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