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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80세, 남은 시간이 없다"…'세븐' 이산가족의 절절한 슬픔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8-04-17 11:2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는 4월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 이를 계기로 2년 6개월째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여 명이 넘는다. 하지만 2000년 1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지금까지 북측의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은 모두 2,000여 명에 그친다. 또 7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헤어진 가족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남북 분단이 시작되고 6.25 전쟁을 겪으며 급속히 늘어난 이산가족. 그들의 평균 연령도 80세가 넘어가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오는 18일 (수) 밤 9시 50분 <탐사보도-세븐>에서는 이산가족들의 애달픈 사연을 전하고, 상봉 행사의 개선점을 짚어본다.

# "한번 더 볼 수 없나요" 만난 자의 슬픔

3년 전 20회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98세로 최고령자였던 구상연 씨. 그는 북측의 두 딸을 만나 꽃신을 전해줬다. 전쟁 전 고추 팔아 예쁜 꽃신을 사다 주겠다는 약속을 65년 만에 지킨 것이다. 구 씨는 5개월 뒤 눈을 감는다. 그의 묘비엔 북한의 두 딸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결혼 7개월 만에 헤어졌던 북측의 남편을 만났던 이순규(88) 씨. 삯바느질하며 아들을 키워낸 그는 요즘 북측의 남편이 더욱 그립다고 말한다. 오히려 한 번의 짧은 만남이 사람의 마음을 더욱 간절하게 만든다고 한다.

# 이산가족 평균연령 80세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영영 밟지 못할 것 같은 고향 땅의 주소만 되뇌는 김경재(85) 씨. 북청이 고향인 그는 이산가족 상봉이 복권 당첨만큼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제3국을 통해 북한의 여동생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한을 달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하지 못한 최응팔(93) 할머니도 매일 백령도 바다를 보며 북에 두고 온 딸을 그린다. 6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구순 노모의 기억 속에 언제나 선명한 내 딸 신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 소식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본다. 노모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

# 1회성 상봉 행사에 그치면 안 된다

통일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명이 넘는다. 신청자 중 이미 55%가 사망했고, 생존자들의 평균 나이도 이제 팔순을 넘었다. 아직도 5만 8,000여 명의 신청자들이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고통 속에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이산가족의 해결은 단순한 일회성 상봉 행사가 아닌 생사 확인, 편지 교환, 고향 방문 등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TV조선 <탐사보도-세븐> 오는 18일 (수) 밤 10시에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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