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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꼭 잡고' 시한부 한혜진의 절규, 진정성 있는 눈물 연기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8-04-06 08:2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시한부' 한혜진에게 죽음보다 두려운 건 오직 가족이었다. 그의 처절한 절규가 안방극장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5일 방송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11, 12회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가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에게 진짜 마지막 이별을 통보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혜진의 '짠내' 가득한 현실 연기가 더해져 시한부 남현주의 삶이 더욱 서글퍼지고 있다.

두통과 구토, 실신 등 갈수록 뇌종양 증세가 악화된 현주는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도영에게 제대로 된 이별을 고했다. 앞서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이혼 조정 기간을 얻었고, 현주는 딸을 위해 치료를 받기로 한 상황. 현주는 모질게 밀어내도 손을 놓지 않는 도영을 깨끗이 정리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매몰차게 비수를 꽂았다.

그간 현주의 거짓 고백을 믿지 않았던 도영은 "당신이 싫어졌어. 다혜 때문이 아니야 여보. 작년 가을에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당신하고 같이 사는 게 죽는 거보다 싫었어. 미안해. 당신을 속이고 살아서"라는 현주의 말을 듣고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주는 원망을 쏟아내는 도영을 향해 "그러니까 왜 물어봐. 어차피 헤어지는 거 당신한테 상처주기 싫었는데"라며 눈물을 떨궜다.

도영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은 절박함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현주는 "그 사람 없인 살수가 없는데 어떡해. 미안해요. 이래야 우리 끝날 것 같아서"라고 싸늘하게 말하며 마지막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도영이 집 앞에 왔던 것을 알아채고 급하게 문밖으로 달려나가는 현주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현주는 도영이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자신으로 인해 힘들지 않길 바랐다. 죽음에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집착보다는 산 사람들에게 고통을 나눠주고 싶지 않은 의지가 완고했던 현주. 두 사람의 애처로운 상황은 보는 이들까지 절로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진태(장용 분)는 자꾸만 혼자 모든 아픔을 감당하려는 딸을 보며 속상해했다. 현주는 도영에게 사실을 털어놓겠다는 아버지에게 "그 사람한테 나 죽는 거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소리치며, 과거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그 기억이 깊은 상처로 남았던 현주는 "나 그런 모습으로 떠나고 싶지 않다"고 왈칵 눈물을 쏟으며, "나는 죽는 거 안 무섭다. 엄마처럼 죽는 게 무섭지"라고 절규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현주는 석준(김태훈 분)에게 "진짜 살기로 했다. 초라하게 죽기 싫어졌다."고 바뀐 마음을 전했다. 병을 고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섰을 때,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시간을 한 시간이라도 만들어달라는 조건도 덧붙였다. 짧지만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두 사람의 애틋한 엔딩은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한혜진의 더 깊고 단단해진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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