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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줄곧 월화극 1위를 지켰지만, 새로운 드라마에 자리를 내줬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왜 '우리가 만난 기적'에 밀렸을까.
극의 장점을 꼽자면 두 배우의 연기력을 포함, 이들이 이끌어온 감정선을 얘기할 수 있었을 터. 그러나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손무한이나, 과거 자식을 잃은 슬픔을 간직한 안순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두 사람의 감정선에 완벽히 녹아들 수 없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없는 남자가 사실을 숨기고 안순진과 결혼을 택한 모습이나, 안순진이 그의 시한부 삶을 알고도 결혼을 하겠다고 했음에도 이후 분노에 휩싸이는 모습 등이 쌓아온 감정선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안순진이 과거 제과 회사와의 재판에서 증언을 부탁했지만, 매몰차게 거절했던 사람이 바로 광고 담당자였던 손무한이라는 사실도 드러나며 더이상 두 사람의 감정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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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지난 3일 방송에서는 존엄사를 준비하려 스위스로 떠났던 손무한과, 그가 떠난 사이 손무한에 대한 마음이 복수를 위함인지 사랑인지 혼란스러워하던 안순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손무한은 떨어져있던 내내 안순진을 떠올렸지만, 안순진이 자신을 재판에 이용하려 한다고, 또 그것이 전부라고 오해한 뒤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안순진에게 분노가 섞인 강렬한 키스를 선사했다. 오해에서 비롯된 엇갈린 사랑이 이어지는 중이다. 마지막회까진 앞으로 12회 정도가 남았다.
스토리 자체가 밀도 높은 상태는 아니다. 분노와 사랑을 섞여있고 이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는 상태도 아닌 것. 그럼에도 '키스 먼저 할까요'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이 이어지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처음부터 안순진과 손무한을 연기해왔던 김선아와 감우성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붙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사이다는 아직까지도 없다. 시한부 암선고를 받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고구마 길'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우리가 만난 기적'에 왕좌를 빼앗기기도 했던 '키스 먼저 할까요'이기에 이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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