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SC초점] "김생민마저..." 미투 사과, 배신감 더 큰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4-02 17:2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송인 김생민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생민은 2일 소속사 SM C&C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생민은 사과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켜 드려 정말 죄송하다.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 당시 상대방이 상처 받았다고 인지하지 못했고 최근에서야 피해 사실을 전해듣게 됐다. 너무 많이 늦었다는 걸 알지만 그 분을 직접 만나 뵙고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렸다. 내 부족한 행동으로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무겁고 죄송할 뿐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또 "그날 내가 그 자리에 없었더라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나와 함께 일해주시는 분들이 피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생민은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 뒤풀이 중 노래방 등에서 스태프 A씨와 B씨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 이후 A씨와 B씨는 피해 사실을 고발했지만, B씨와 관련한 사건만 알려져 김생민은 B씨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방송가를 떠났던 A씨는 10년 만에 김생민을 재고발하며 자신이 겪어야 했던 성추행 및 후폭풍을 고백했다. 김생민은 소속사를 통해 A씨 사건을 듣고 직접 A씨를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그리고 2일 자신을 사랑해줬던 대중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


수많은 성추행 미투를 겪으며 굳은 살이 박혔지만, 이번 성추행 미투 가해자가 김생민이라는 점에서 대중은 경악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생민은 '성실과 절약의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김생민은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 25년 간 무명에 가까운 소소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런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건 2017년이었다. 팟캐스티 형식으로 진행했던 '김생민의 영수증'이 KBS를 통해 파일럿 형식으로 방송되면서 큰 호평을 얻은 것이다. 노동과 절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김생민과 소비의 쾌락에 집중하는 김숙 송은이의 케미는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안겨줬고, '진정한 절약과 소비는 무엇인가'라는 프로그램 메시지 또한 공익성이 있다는 호평을 받으며 '김생민의 영수증'은 2017년 11월 정규편성 됐다. 그러면서 SBS 'TV 동물농장', KBS2 '연예가 중계', MBC '출발 비디오 여행' 등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을 동시에 20여년 간 출연했다는 이력이 재조명되며 김생민은 '절약요정'이자 '성실요정'으로 전성기를 맞게 됐다.

이처럼 바르고 성실하며 열심히 사는 연예인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김생민이 나이 어린 스태프를 상대로 성추행을 자행했다는 사실에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속사도 사건 직후 "평소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생민씨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는데 소속 연예인을 급하게 감싸려는 말은 아니다.


김생민과 관련한 게시글에는 '인생 한방이라더니' '방송 이미지 믿을 게 안된다' 는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김생민의 프로그램 하차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생민은 현재 'TV동물농장' '연예가 중계' '출발 비디오 여행' '김생민의 영수증' '전지적 시점' '짠내 투어' 등에 출연 중이지만, 해당 프로그램들은 모두 김생민의 하차에 대한 논의를 하며 여론에 귀 기울이고 있다.

이미 대중의 마음은 차게 식어버렸다. 김생민이 이런 가운데 면죄부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